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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가게’ 3만호 탄생… 전국으로 퍼지는 ‘나눔 바이러스’ ['소중한 다수의 기부' 캠페인]

입력 : 2019-12-23 19:14:08 수정 : 2019-12-23 19: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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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받은 사랑을 나눠요 ‘착한가게’ / 매출액 일부 기부… 年 3000~4000곳 늘어 / 2005년 ‘1호 가게’ 탄생 14년여 만에 / 취약층 고용·자활 앞장선 ‘인스케어코어’ / 3만번째 착한 가게로… “나눔의 선순환” / 인천 모래내시장 등 단체 가입도 활발 / ‘착한 시장’ ‘착한 거리’… “뭉치니 더 따뜻”
23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회관에서 열린 착한가게 3만호 가입식에서 인스케어코어 이창환 대표(왼쪽)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 김연순 사무총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랑의열매 제공

3만 번째 ‘착한가게’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취약계층의 안정적 고용과 자활·자립을 위해 세워진 사회적기업 ‘인스케어코어’다. 착한가게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가 식당 등 매장을 경영하는 자영업자, 중소기업, 프랜차이즈, 병원, 학원, 마트 등 중·소 규모 자영업자 대상으로 진행하는 기부 프로그램이다. 여기 가입한 착한가게들은 매월 매출의 일정액을 기부하면서 소액다수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사랑의열매는 23일 서울 중구 사랑의열매회관에서 위생환경관리 전문업체 인스케어코어의 착한가게 가입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 1호 가입으로 시작한 착한가게 프로그램은 지난 2017년 2만호 가입을 달성한 데 이어 2년여 만에 3만 번째 착한가게를 배출하게 됐다.

◆‘착한가게’가 된 사회적기업

3만 번째 착한가게가 된 인스케어코어는 2010년 설립돼 노동소외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건강한 자립을 돕고 지역사회 통합과 사회공헌을 사업 목적 중 하나로 하는 사회적기업이다. 2011년 서울형 사회적기업에 지정된 바 있고 2013년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2015년엔 서울시 혁신형사회적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전국 주요 대도시를 포함해 지점 16곳을 보유한 인스케어코어는 그간 노숙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 기회를 주는 잡지 ‘빅이슈’와 국제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 등에 정기적으로 기부해왔다. 사랑의열매 김연순 사무총장은 “착한가게 3만호에 동참해주신 인스케어코어에 감사하다”며 “인스케어코어는 과거 사랑의열매 서울지회의 배분기관으로 함께한 인연이 있다. 배분 파트너에서 기부자로 다시 만나게 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이창환 인스케어코어 대표는 “사회적기업으로서 우리 사회의 일정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형태인 만큼 그로 인해 거둔 수익을 선순환 차원에서 사회에 기부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3만 번째 착한가게가 된 데 대해선 “돈이 많은 이들의 기부가 아니라 적게 가진 분들의 기부라는 차원에서 착한가게란 프로그램의 뜻에 크게 동의한다”며 “운 좋게 뜻 깊은 차례에 착한가게에 가입하게 돼 더욱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착한시장’·‘착한거리’로 확산 중인 기부

인스케어코어 같은 착한가게는 2015년 1만호 가입을 돌파한 이후 2016년 1만8917호, 2017년 2만3419호, 지난해 2만6622호로 매년 3000∼4000호 정도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착한가게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북으로 이날 기준 3315곳이며, 이어 울산 3132곳, 광주 2912곳, 제주 2766곳, 전북 2368곳, 서울 2346곳 등 순이다. 서울의 경우 지난해 유명 셰프 이연복씨가 운영 중인 중식당 ‘목란’이 착한가게 이름을 올려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런 꾸준한 증가세에 크게 기여하는 게 ‘착한시장’ ‘착한거리’ ‘착한건물’ 등 형태로 이뤄지는 단체 가입이다. 지난 10월 말 착한시장 선포식을 가진 인천모래내시장은 입점 점포 37곳이 한 번에 착한가게에 가입했다. 모래내시장은 남동구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으로 볼거리, 먹을거리 고객 맞춤서비스를 지향하는 전통시장이다. 서장열 상인회장은 “사랑의열매 측으로부터 어려운 이웃을 돕는 착한가게란 프로그램이 있단 설명을 듣고 그 좋은 뜻에 동참하고자 상인회 주도로 가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래내시장 같은 착한시장은 현재 전국 7곳에 조성돼 있는 상황이다.

이밖에 착한가게가 모인 착한거리는 2013년 4월 대구 동인동 찜갈비 골목을 시작으로 현재 12개 지역 33곳에 자리잡고 있다. 착한가게 24곳이 참여 중인 대구 송해공원, 38곳이 모인 경북 칠곡 기성삼거리도 대표적인 착한거리다. 한 건물에 다수 착한가게가 가입한 착한건물은 2016년 7월 30개 가게가 가입한 롯데백화점 울산점이 대표적이다. 하늘체한의원과 한국노인요양기관협회는 소속 지점이나 회원 대상으로 착한가게 캠페인을 진행한 단체형 모델이다.

이런 단체형 모델에 대한 관심은 실제 착한가게들 사이에서도 높다는 게 사랑의열매 측 설명이다. 최근 굴 식당 5곳이 한 번에 착한가게에 가입한 충남 보령 천북굴단지는 실제 착한거리 가입을 위한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착한가게에 가입한 5곳 중 한 곳인 조행성 청수수산굴집 대표는 “이웃에 대한 사랑과 감사함이 나눔으로 이어지게 돼 기쁘다”며 “이번 나눔으로 더욱 행복한 보령이 되고 더 나아가 천북굴단지에도 착한거리가 유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광화문광장 ‘사랑의 온도탑’ 눈금이 20.3도를 나타내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가 진행 중인 연말연시 이웃돕기 ‘희망 2020 나눔캠페인’은 내년 1월 말까지 진행된다. 모금액 목표는 4257억원으로, 목표액의 1%가 모금될 때마다 온도가 1도씩 오른다. 하상윤 기자

▲‘사랑의 열매’ 내년엔 고독사 예방에 힘 쏟아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는 연말연시 이웃돕기 캠페인으로 모이는 성금의 60% 이상을 고독사 예방에 집중 투입한다.

 

23일 사랑의열매에 따르면 이날 기준 나눔온도는 36.4도다. 나눔온도는 사랑의열매 측이 정한 목표 기부액의 1%를 달성할 때마다 1도씩 올라가는 식으로 측정된다. 올해 연말연시 나눔목표액은 4257억원으로 이날까지 모금액은 1551억4000만원이다.

 

최근 사랑의열매는 내년 1월31일까지 범국민 연말연시 이웃돕기 캠페인 ‘희망2020나눔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발표하면서 올해부터 나눔 캠페인의 가치를 명확히 하기 위해 ‘모금목표액’ 대신 ‘나눔목표액’이란 표현을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모금액은 △고독사 예방을 위한 안전망 강화 △돌봄 네트워크 강화 △빈곤의 대물림 완화 △새로운 사회문제 대응 등 4개 나눔 분야에 배분된다. 사랑의열매는 해당 분야별 모금액 투입 예정 비율도 이미 공개한 상황이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이웃을 발굴해 지원하고 고독사를 예방하는 활동엔 나눔목표액의 65.6%에 해당하는 2794억원을 투입한다. 구체적으로 긴급 생계·의료비 지원과 채무 관련 재무 컨설팅, 민관 협력 지원체계 강화 등에 쓰인다.

 

지역사회 돌봄 네트워크 강화에는 519억원(12.2%)이 배정됐다. 학대피해 쉼터 마련, 지역사회 정착 지원, 마을 단위 통합돌봄을 위한 협동화 사업, 임신·출산 지원을 통한 초기 양육환경 조성 등이 주요 사업이다. 보호종료 청소년 자립 지원, 한부모·탈북여성 기술교육, 비구직 청년 교육 등 빈곤의 대물림을 막는 사업에는 812억원(19.1%)이 쓰일 예정이다. 나머지 132억원(3.1%)은 사회복지 종사자 인권보호체계 구축,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 사이버 성폭력 해결 지원 등 새로운 사회과제에 대응하는 사업에 배정됐다. 1998년 창립 이후 지난해까지 총 21차례 연말연시 모금운동을 전개한 사랑의열매는 그간 모금목표 총량만 제시했지만 올해는 처음으로 사용계획까지 내놨다. 사랑의열매 측은 “기부자는 성금이 얼마가 모였는지보다 성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어떤 사회 변화를 끌어내는지를 더 궁금해하기 때문에 모금액의 배분 방향을 미리 설정해 알려드리게 됐다”고 밝혔다.

 

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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