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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산의마음을여는시] 지천명(知天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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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2-09 23:21:21 수정 : 2019-12-09 23: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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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두승

아마 그럴 거야

슬픔에게 온화한 미소를 보내는 것,

무상(無常)에게 옥수수 알갱이처럼

씹을수록 맛을 나게 하는 것,

기다림에 익숙해지는 것,

그리워할 수 있는 것에 대하여

늘 감사하는 것,

그리고 기도하는 것

방황이여 안녕!

아마 이럴 거야

 

 

지천명(知天命)은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서 공자(孔子)가 나이 쉰에 천명(天命)을 알았다고 한 데서 연유한 말이다.


‘천명을 안다’는 것은 안 될 일에 억지 부리지 않고, 쓸데없는 욕심에서 조금은 벗어나게 된다는 뜻이다.
그래서 쉰이 되면 아무리 슬퍼도 온화한 미소를 지을 수 있고, 기다림에 익숙해지고, 매사에 감사하고 기도하면서 방황을 끝내는 나이인 줄 알았다.


그런데 쉰이 넘었는데도 지천명은커녕 성냄과 탐욕이 여전하다.


우주와 인생, 정신과 물질을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잠시도 머물러 있지 않고, 순간마다 변해간다. 모든 것이 다 이렇게 찰나 무상인 것이다.


무상하기 때문에 항상 변화가 있고, 변화하기 때문에 인간은 탐욕을 버려야 함을 깨닫게 된다. 마음속에 끊임없이 일어나는 부질없는 것들을 버려보자.


그러면 옥수수 알갱이처럼 씹을수록 맛이 나는 것과 같이 눈앞에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다.


아마 그럴 것이다.

 

박미산 시인, 그림=원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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