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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살해·훼손 후 인터넷에 자랑…동물단체 “철저 수사를”

입력 : 2019-12-05 17:08:14 수정 : 2020-01-05 18:5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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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길고양이를 학대 후 살해한 정황이 담긴 사진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동물자유연대 제공·뉴스1

 

동물자유연대가 인터넷 유명 커뮤니티 페이지에 ‘길고양이 살해 인증’ 글과 사진이 올라온 사건을 4일 경찰에 고발했다.

 

같은날  ‘디시인사이드’ 내 커뮤니티 중 하나인 ‘우울증 갤러리’에는 ‘고양이 살해 4마리째’라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잔혹하게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길고양이 사진을 올리며 ‘인증’도 했다.

 

글에는 “경찰관 언제 오시나?”, “오늘은 정말 짜릿했어. 내일 자랑해야지” 등 고양이 살해 및 훼손을 ‘놀이’로 여기며 즐거워하는 듯한 분위기마저 냈다. 

 

첨부된 사진에는 숨진 고양이의 피와 털이 묻은 칼과, 게시자로 보이는 사람의 손이 ‘브이’ 모양을 한 장면도 함께 찍혔다. 해당 게시물은 곧 삭제됐다.

 

4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잔혹히 훼손된 길고양이 사체 사진이 올라왔다. 고발장을 접수한 동물자유연대는 경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뉴스1

 

동물자유연대는 “참혹하게 죽은 고양이는 사료 그릇 위에 놓여져 창자가 튀어나와 있고, 목과 꼬리는 절단된 상태”라며 “아직 성장도 다 끝나지 않은 자그마한 ‘치즈냥’이 고통 속에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살해범에게 죄책감이나 두려움은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길 위의 무고한 생명이 또 다시 죽어가지 않도록, 고발장을 접수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 대응 행동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경기 화성에서는 지역 주민이 고양이 두 마리를 잔혹히 살해한 ‘시껌스 사건’이 일어났다. 가해 주민은 수원지검에 의해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7월13일에는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고양이 ‘자두’가 잔혹한 학대 끝에 숨진 채로 발견됐다. 방범카메라(CCTV)에 한 남성이 자두를 짓밟고 죽인 후 세제를 뿌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돼 충격을 안겼다.

 

고양이 자두 학대 및 살해 용의자로 기소된 30대 남성 정모씨에게는 지난달 21일 징역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지난 2일 추운 날씨를 보인 가운데 경기 수원시 팔달구의 한 주차장에서 고양이가 햇볕을 쬐고 있다. 길고양이들은 안전한 쉴곳과 안정적인 식량 및 식수 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어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수명도 짧으며, 겨울은 특히 어려운 계절이다. 수원=뉴스1

 

‘고양이 학대 인증’은 이전에도 있었다. 9년 전에는 디시인사이드 ‘야옹이 갤러리’에 한 이용자가 학대당하는 고양이 사진과 함께 “내가 고양이를 안 죽이도록 설득하는데 성공하면 이 행동을 중지하겠다”고 올린, 일명 ‘캣쏘우 사건’이 일어났다. 해당 사건 이름은 당시 게시자가 영화 ‘쏘우’를 흉내내 “자, 그럼 게임을 시작하지”라는 대사를 사용해 붙여졌다. 

 

동물자유연대와 동물인권운동가들은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는 등 처벌이 약한 것이 문제”라며 “동물보호법 개정과 학대자-동물 분리 조치 등, 전반적인 관리 체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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