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자유연대가 인터넷 유명 커뮤니티 페이지에 ‘길고양이 살해 인증’ 글과 사진이 올라온 사건을 4일 경찰에 고발했다.
같은날 ‘디시인사이드’ 내 커뮤니티 중 하나인 ‘우울증 갤러리’에는 ‘고양이 살해 4마리째’라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잔혹하게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길고양이 사진을 올리며 ‘인증’도 했다.
글에는 “경찰관 언제 오시나?”, “오늘은 정말 짜릿했어. 내일 자랑해야지” 등 고양이 살해 및 훼손을 ‘놀이’로 여기며 즐거워하는 듯한 분위기마저 냈다.
첨부된 사진에는 숨진 고양이의 피와 털이 묻은 칼과, 게시자로 보이는 사람의 손이 ‘브이’ 모양을 한 장면도 함께 찍혔다. 해당 게시물은 곧 삭제됐다.

동물자유연대는 “참혹하게 죽은 고양이는 사료 그릇 위에 놓여져 창자가 튀어나와 있고, 목과 꼬리는 절단된 상태”라며 “아직 성장도 다 끝나지 않은 자그마한 ‘치즈냥’이 고통 속에 살해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살해범에게 죄책감이나 두려움은 찾을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길 위의 무고한 생명이 또 다시 죽어가지 않도록, 고발장을 접수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 대응 행동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경기 화성에서는 지역 주민이 고양이 두 마리를 잔혹히 살해한 ‘시껌스 사건’이 일어났다. 가해 주민은 수원지검에 의해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7월13일에는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에서 고양이 ‘자두’가 잔혹한 학대 끝에 숨진 채로 발견됐다. 방범카메라(CCTV)에 한 남성이 자두를 짓밟고 죽인 후 세제를 뿌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돼 충격을 안겼다.
고양이 자두 학대 및 살해 용의자로 기소된 30대 남성 정모씨에게는 지난달 21일 징역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고양이 학대 인증’은 이전에도 있었다. 9년 전에는 디시인사이드 ‘야옹이 갤러리’에 한 이용자가 학대당하는 고양이 사진과 함께 “내가 고양이를 안 죽이도록 설득하는데 성공하면 이 행동을 중지하겠다”고 올린, 일명 ‘캣쏘우 사건’이 일어났다. 해당 사건 이름은 당시 게시자가 영화 ‘쏘우’를 흉내내 “자, 그럼 게임을 시작하지”라는 대사를 사용해 붙여졌다.
동물자유연대와 동물인권운동가들은 “대부분 벌금형에 그치는 등 처벌이 약한 것이 문제”라며 “동물보호법 개정과 학대자-동물 분리 조치 등, 전반적인 관리 체계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terr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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