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이영희 한복 컬렉션 전시회…‘기모노 코레’는 옛말

프랑스의 국립동양예술박물관인 파리 기메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이 지난 2일 디자이너 이영희의 기증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다. 메종드이영희 제공

디자이너 고(故) 이영희(1936~2018)의 한복 수백여점이 프랑스 국립동양예술박물관인 기메박물관에 기증되어 관람객들에게 ‘한국의 미’를 알리고 있다.

프랑스 수도 파리 소재 기메박물관은 4일부터 내년 3월9일(이상 현지시각)까지 ‘이영희의 꿈-바람과 꿈의 옷감’이라는 이름으로 특별 기증전을 연다.

이번 기증전은 기메박물관이 유가족 측에 요청해 성사됐다.

앞서 이영희는 1993년부터 13년 동안 파리에서 프레타 포르테와 오트 쿠튀르 등의 컬렉션에 꾸준히 참가해 현지 패션·문화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번 전시에는 이영희가 디자인 한 한복과 조각보 등 300여점이 선보인다.

모시와 마의 거친 결을 살린 한복과 함께 천연 및 붓 염색으로 독창적인 색채를 표현한 작품이 다수 전시된다.

93년 파리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그가 발표한 ‘바람의 옷-한복’도 전시돼 의미를 더할 전망이다.

이영희가 ‘패션의 심장’ 파리에서 선보인 데 힘입어 한복은 문화적 위상과 자기 이름을 찾아갔다는 게 패션계의 일치된 평가이다.

심우찬 패션칼럼니스트는 작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프랑스의 한 잡지가 선생님(이영희) 작품을 ‘한국 기모노’(기모노 코레)라고 소개하자 통곡하셨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현재는 프랑스의 패션계는 물론이고 문화계에서도 ‘한복’이란 이름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40세에 한복 디자인에 본격 뛰어들어 한국 대표 디자이너 반열에 오른 이영희는 지난해 8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정부는 작년 10월 이영희에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김명일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