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2’가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지지부진한 스크린 상한제 도입 논의가 활기를 띨지 주목된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겨울왕국 2’의 최고 상영 점유율(전체 상영 횟수 대비 상영 횟수)과 좌석 점유율(총 좌석 대비 배정 좌석 수)은 지난 24일 각 73.9%, 79.4%를 기록했다.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역시 디즈니 영화인 ‘어벤져스: 엔드게임’(각 80.9%, 85.0%)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 대책위원회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특정 영화의 배급사와 극장의 문제가 아니다”며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는 한시라도 빨리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프랑스처럼 실질적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블랙머니’의 정지영 감독은 기자회견에 참석해 “‘겨울왕국 2’가 개봉하며 ‘블랙머니’ 극장 좌석 수가 97만석에서 37만석으로 줄었다”면서 “‘겨울왕국 2’는 어린이도, 부모도 좋아하는 영화인데 꼭 그렇게 스크린을 독과점하면서 단기간 매출을 올려야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에 따르면 영화진흥위원회 격인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는 영화법에 따라 규제 정책과 지원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스크린 15~27개의 복합상영관(멀티플렉스)에서 한 영화가 점유할 수 있는 스크린은 최다 4개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한국영화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하고 “스크린 독과점 문제 해소로 문화 다양성을 확립하고 공정·상생의 영화산업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영화비디오법 개정안에는 복합상영관에서 오후 1∼11시 동일한 영화의 상영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와중에 ‘겨울왕국 2’는 전편의 흥행 기록을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개봉 5일 만에 관객 479만여명을 동원했다. CNN방송은 “‘겨울왕국 2’는 올해 ‘어벤져스: 엔드게임’과 ‘라이온 킹’, ‘캡틴 마블’, ‘알라딘’, ‘토이 스토리 4’에 이어 흥행 수익 10억달러(약 1조 1700여억원)가 넘는 디즈니의 여섯 번째 작품이 돼 디즈니에 역대 최고의 흥행 기록을 안겨 줄 것”으로 내다봤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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