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지역은 IT·통신 업계에도 ‘기회의 땅’이다. 네이버, 카카오 등 IT기업과 통신사들은 아세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캐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관리 플랫폼업체 ‘훗스위트’와 영국 디지털마케팅업체 ‘위아소셜’이 지난 2월 발표한 ‘디지털 2019’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별 일평균 인터넷 사용 시간이 가장 많은 나라는 필리핀이었다. 이 보고서는 유엔과 미국 통계국 전수조사 센서스, 세계은행 등의 자료를 수집·분석해 40개국의 모바일·PC 등을 통한 인터넷 사용 시간 통계를 냈다.

필리핀의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 시간은 10시간2분이었다. 다음으로 브라질(9시간29분), 태국(9시간11분), 콜롬비아(9시간)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40개국 중 32위인 6시간42분이었다. 인터넷 소비량이 많은 아세안 국가들에는 IT업체들의 진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태국 ‘국민 메신저’ 된 라인…카카오는 ‘콘텐츠’로 아세안 공략
네이버 자회사 라인은 2012년 태국에 메신저 서비스를 처음 선보인 뒤 태국의 대표적인 SNS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태국에서만 지난달 기준 4500만명이 라인 애플리케이션을 사용 중이다. 라인은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태국 소비자의 필요에 따른 각종 신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6년 출시된 배달 서비스 ‘라인맨’이 대표적이다. 라인맨은 총 5만여 곳의 음식점과 제휴해 출시 1년 만에 태국 배달 서비스 1위에 올랐다. 라인맨은 음식 배달, 편의점 물건 배달, 메신저, 택배·택시 등 총 5개의 서비스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6월 기준 방콕에 있는 라인 유저 32%가 라인맨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라인은 태국 금융 시장 진출에도 눈을 돌렸다. 라인 태국법인은 지난해 태국 최대 은행인 카시콘은행과 ‘카시콘 라인’을 합작 설립해 인터넷 은행을 준비 중이다. 이밖에 라인은 태국과 일본, 대만 등에서 모바일 송금·결제 서비스 라인 페이, 쇼핑 플랫폼 라인 쇼핑, 영상 콘텐츠 플랫폼 라인 TV 등을 운영 중이다. 특히 라인 TV의 경우 태국에서 ‘라인 TV 오리지널’ 카테고리를 통해 콘텐츠 파트너와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도 제공 중이다.
카카오 역시 자사의 강점인 콘텐츠를 앞세워 아세안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콘텐츠를 기반으로 ‘오리지널, 영상화, 글로벌’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 집중해 전략을 수립 중이다.
카카오의 모바일 콘텐츠 자회사 카카오페이지는 다음웹툰 등의 콘텐츠를 활용해 아세안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12월 인수한 인도네시아의 웹툰 콘텐츠 기업 ‘네오바자르’의 브랜드와 서비스 전면 개편을 내년 상반기 실시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한국에서 검증된 강력한 스토리 IP(지식재산권)와 비즈니스 모델이 아세안 지역에도 원활하게 정착될 수 있도록 서비스 운영에 집중하며 ‘K스토리’ 비즈니스의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5G 기술 앞세워 통신사도 아세안 적극 공략
5세대 이동통신(5G), 인터넷TV(IPTV) 등의 확산에 발맞춰 이동통신사들도 아세안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필리핀 ‘나우코퍼레이션’과 5G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나우코퍼레이션은 마닐라를 거점으로 초고속 인터넷, IPTV, 소프트웨어 서비스 등의 사업을 운영하며, 자회사 나우텔레콤을 통해 이동통신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나우텔레콤은 필리핀 전국 단위 유·무선통신 사업권을 활용해 5G 기반 인터넷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SK텔레콤은 전략적 파트너 자격으로 나우텔레콤의 5G 상용화 전 단계에 걸쳐 기술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필리핀 현지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5G 서비스·기술 로드맵 설정, 인프라 설계, 5G 핵심 기술 교육을 추진할 계획이다.
KT는 태국 초고속 인터넷 기업 트리플티 브로드밴드에 IPTV 상용화 노하우를 전수한다. 지난달 트리플티 브로드밴드와 IPTV 종합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KT는 IPTV 플랫폼 구성과 기기 개발, 네트워크 최적화, 서비스 설계, 사업 전략까지 IPTV 전 사업 영역에 관한 컨설팅을 제공한다. 특히 플랫폼과 셋톱박스 설계를 진행해 사업 시작 단계부터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트리플티 브로드밴드는 내년 하반기 IPTV 서비스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이우중 기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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