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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정석' 홍성대 "463억 부은 상산고, 정부가 알맹이 다 뺏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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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1-08 11:32:14 수정 : 2019-11-08 16: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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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폐지 위기 지나자 교육부발 일반고 전환 악재 더해져/ 전 재산 바쳐 상산고 교육가치 이뤘는데 정부 정책에 깨질 판/전인교육 추구해왔는데 성적 좋다며 입시준비 학원으로 오명/

 

 

53년간 고교 대표 수학 개념서로 사랑 받아온 '수학의 정석'을 집필한 전북지역 대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상산고를 설립한 홍성대 이사장(사진)이 "463억원을 쏟아 부은 자율형사립고에 정부가 알맹이를 다 뺏어갔다"고 비판했다.


내리 38년간 상산고를 이끌고 있는 홍 이사장은 올해 7월 전북도 교육청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탈락하며 존폐위기에 몰렸던 상산고가 지난 7일 교육부의 자사고 및 외고 일반고 전환 정책이 발표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솔직한 심경을 더했다. 

 

동아일보가 8일 전한 인터뷰에서 홍 이사장은 이 같이 밝히며 "매년 10억 원 이상씩 낼 필요 없이 정부 지원금 받으며 무상교육 대상인 일반고가 되라는 건데 하나도 반갑지 않다"고 했다.  평생 모은 재산으로 상산고를 세우고 세계를 이끄는 학생을 키우겠다는 홍 이사장은 정부의 자사고 일반고 전환 정책 등이 이어지자 "기력이 쇠했다"며 "건강이 너무 나빠져 병원에 가야할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홍 이사장은 '전국이 아닌 전주와 전북 내 비평준화 지역 등 일반 학생만 선발하라'는 일반고 전환 정책에 대해서 자신의 인재상과 어긋나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홍 이사장은 "우리 아이들은 서울과 강원 제주 등 모든 지역 출신이 기숙사에서 함께 산다"면서 "꼬막 줍다 온 학생과 도심 빌딩 숲에 살던 학생이 함께 뒹굴며 서로 배우고 성장했는데 그걸 못하게 하면 내가 추구해온 교육가치가 깨진다"고 했다. 현재 정원의 20%를 전북 학생으로만 선발하는데도 미달이거나 간신히 채우는 수준이라 100% 지역 학생으로만 정원을 충당할 경우 정원을 채우지 못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홍 이사장은 "정부가 전국의 자사고 42곳을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면 지금까지 안 주던 지원금(재정결함보조금)을 1년에 약 2000억 원 줘야 하고, 무상교육 대상 학교로 편입시켜야 한다"라며 "그 막대한 돈을 다 부담하고 일반고를 어떻게 살리겠다는 건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이어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제한하고 어떻게 다양한 교육을 할 수 있느냐"라며 "상산고는 시험(수능이나 내신)과 무관한 철학과 독서, 명사특강, 태권도, 음악 등을 철저하게 가르쳤는데 성적이 좋다는 이유로 입시 준비만 한다는 오명을 씌웠다"고 지적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가운데)이 지난 7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국제고를 2025년 일제히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고교서열화 해소 및 일반고 교육역량 강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정 경기도교육청 교육감, 유 부총리, 최교진 세종시교육청 교육감. 연합뉴스

 

앞서 같은 날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2025년에 자사고‧외고를 한꺼번에 일반고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자사고·외고·국제고는 학생의 선발과 배정을 일반고와 동일하게 운영해야 한다.  정부는 앞으로 5년 동안 2조2000억원을 들여 일반고 교육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겠다고도 밝혔다.

 

여기에서 자사고는 교육 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게끔 지정된 학교로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자율형공립고(자공고)로 나뉘는데 자사고는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특성화된 장점이 있지만, 국가에서 재정지원을 받지 않아 학비가 일반고 대비 3~4배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국내 총 10개교가 있고, 모두 기숙사를 운영 중이다. 광역단위 자사고는 국내 32개교가 있다. 자공고는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운영하며 상대적으로 교육 여건이 안좋은 지역 공립고등학교다. 

 

상산고 전경. 연합뉴스

 

상산고는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자사고로 1981년 홍 이사장이 설립했다. 전국 학생들이 지원 할 수 있으며 서류와 면접전형으로 학생을 선발한다. 

 

지난해 5월 기준 36학급 1128명이 재학 중이다. 그해 졸업생(35기)는 의대, 치대, 한의대 등에 190명이 진학하며 역대 최고 진학 실적을 갱신하기도 했다. 경쟁률은 평균 2~3대 1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올해 신입학지원지형에선 신입학전형에서 평준화 지역에서의 지원이 줄어, 학교생활우수자영역 경쟁률이 남자 1.11, 여자 1.84를 기록하며 이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올해 3월 자사고 폐지 논란에 휘말렸는데, 전북교육청이 5년마다 한 번씩 받는 재지정 평가에서 최저점 70점을 80점으로 높이면서 79.6점을 받은 상산고가 탈락하게 된 것. 이에  논란이 가중 됐고 7월26일 교육부가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 요청에 '부동의 결정'을 내렸다고 발표하며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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