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도시 탈출’ 청년, 전통기술 배워 지방에 활력

입력 : 2019-10-28 03:00:00 수정 : 2019-10-27 22:04:0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서천군 ‘삶 기술학교’ 운영 주목 / 시골 마을서 삶 개척 지원 ‘자립공동체’ / 한산모시·소곡주 등 지역 명인들 전수 / 4차 산업혁명 기술 입혀 경쟁력 강화 / 1기 30명 중 19명 정착 위해 체류 연장 / 지역 소멸·청년 취업 문제 두토끼 잡아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던 한산소곡주 축제를 부활시킨 삶 기술학교 청년들과 한산소곡주조합 장인들. 자이엔트 제공

행정안전부가 전통 문화·기술을 이어받아 시골에서 정착하려는 청년들을 위한 귀촌 프로젝트 추진으로 인구 소멸 위기에 몰리고 있는 지방에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27일 행안부·충남도·서천군 등에 따르면 충남 서천군 한산면에 행안부 주관으로 도시 청년들의 지방살이를 지원하는 ‘삶 기술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 9월12일부터 서천군 한산면에서 4주간 운영된 ‘삶 기술학교 1기’에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50여명의 청년이 지원했고 심사를 거쳐 선발된 30명이 시골살이를 마쳤다.

삶 기술학교 생활을 마친 30명 가운데 19명이 서천군 정착을 위해 체류 기간 연장을 결정했다. 1기생에 이어 삶 기술학교 2기생으로 30명이 입학해 시골살이 실험이 진행되고 있고 이들 대부분도 서천군에 정착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삶 기술학교는 대도시에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지옥고(지하 옥탑방 고시원)’에서 견뎌야 했던 도시 청년들에게 시골에서도 공동체 형성 등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삶 기술학교는 지친 도시 청년들이 시골 마을에서 자신만의 삶을 개척하기 위해 꿈을 실현해주려는 자립공동체다. 도시 청년들이 시골 마을에 살며 팀을 꾸려 자신만의 삶 기술 프로젝트를 실험하면서 정착을 돕는다. 서로의 기술과 정보, 네트워크를 공유하면서 한산면의 모시 문화, 소곡주 등을 새로운 형태로 발전시켜 꿈을 달성하려고 한다. 청년들이 지방에 정착해 경제활동을 하며 지역 소멸 문제와 청년 취업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새로운 실험이다.

이곳으로 온 도시 청년들은 방연옥(한산모시짜기), 우희열(한산소곡주), 이한규(서천 부채장) 등 지역 명인들로부터 그들의 삶과 기술을 배운다. 전통기술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입혀 경쟁력을 만든다는 목표다. 아이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된 마을에 청년들이 새로운 희망을 품고 모여들자 마을 주민들은 잔치를 열고 이들을 반기며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행안부에 삶 기술학교 프로젝트를 제안해 운영을 맡은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 그룹 ‘자이엔트’는 중단될 위기에 놓였던 ‘한산 소곡주 축제’를 살려내며 지역민들에게 또 하나의 희망을 선물했다. 1500년 전통의 한산소곡주 축제는 저출산 고령화와 예산 부족 등으로 행사를 지탱하기 힘든 처지가 됐다. 소곡주 장인들의 고민을 알게 된 삶 기술학교 청년들이 한산소곡주축제를 ‘한산메이커페스티벌’로 전환해 개최할 것을 제안했고 이를 주민들이 받아들였다. 한산소곡주조합과 삶 기술학교 공동주관으로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제5회 한산소곡주축제-한산메이커페스티벌’은 성황리에 열렸다. 사흘 동안 하루 5000여명의 관광객이 한산을 찾았고 청년 방문객이 많았던 것도 가장 큰 변화였다. 삶 기술학교 청년들은 축제 기간 ‘한산포차’를 운영해 발생한 수익금 400만원 전액을 한산초등학교에 기부했다.

 

서천=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