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82년생 김지영’이 27일 기준 누적관객수 80만명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사회에 뜨거운 화두를 던지고있다.
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82년생 김지영'(감독 김도영)의 누적관객수는 81만 3045명이다.
해당 영화는 2016년 소설을 각색한 영화로 1982년생 여성 김지영씨가 여성으로써 살며 겪는 각종 차별에 대한 일화를 담아냈다.
원작소설과 마찬가지로 영화를 본 이들 가운데에서도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7일 네이버 영화 페이지에 따르면 남성이 평가한 평점은 2.16인 반면, 여성평점은 9.50이다.
필자는 영화관을 찾아 해당 영화를 관람, 관람객들의 평을 들어봤다.
A씨(33·여)는 “너무 성차별적 이야기만 모아놓아 것 같아 억지스러웠다”면서도 “다만 상당 부분은 내가 직접 경험해본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버스에서 남학생이 따라오자 중년 여성이 내려서 구해주는 장면, 아버지가 ‘못 피하면 못 피하는 사람 탓’이라고 하는 등 여성에게 이중의 굴레를 씌우는 대사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B씨(34·남)는 “조카를 키우고 있는 누나 생각이 났다”며 격화되는 성대결 양상에 대해서는 “그냥 한 사람의 이야기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며 의견을 밝혔다.
C씨(54·여)씨는 “엄마가 옛날에 자식을 그렇게 키우던 공감대 형성이랑 내 딸한테 잘못하고 있는 것 같은 그런 생각”이라며 “계속 그냥 아무렇지 않게 살아온 건데 묵인하고 지나칠 부분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반면, 비판하는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작품의 내용이 현 세태와 비교했을때 시대착오적이고 왜곡되어 있다”는 것이다.
D씨(25·여)는 “여자로써 김지영이 겪었던 것을 경험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면서도 “그렇지만 김지영은 너무 과민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유튜버는 “누군가에게 있을 수도 있는 일을 작중의 한 사람에게 몽땅 몰아넣어서 ‘불행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붙이고는 이것을 ‘보편적인 여성들의 실상’으로 만들려 한 판타지 소설”이라며 날선 비판을 하기도 했다.
이에 평론가들은 성대결 구도로 몰고가는 건 문제가 있다며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가족 드라마’ 같은 영화로, ‘성 대결 구도’로 몰고 가는 건 문제가 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남성 혐오 영화’라고 이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회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영화에서 가장 집중하는 육아는 사회가 책임져주지 못하는 면이 더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의 남아선호사상도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 당시 사회가 담고 있는 생각”이라며 “이 영화를 통해 ‘지금부터는 다르게 행동해보자’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젠더 갈등을 무서워하고 피하고 도망가서는 문제가 해결 안 되거든요. 짚고 넘어가야 될 문제에 대한 일반화, 사회적인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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