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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우월하다고?… 과학자들의 편견 뒤집기

입력 : 2019-10-26 03:00:00 수정 : 2019-10-25 21:3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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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절라 사이니/김수민/현암사/18000원

열등한 성/앤절라 사이니/김수민/현암사/18000원

 

영국의 과학 칼럼니스트인 앤절라 사이니는 어느 날 강연을 마치고 나서 한 남성에게서 질문 세례를 받았다. “여성 과학자들은 다 어디에 있나요? 여성 노벨상 수상자가 있긴 해요? 여성은 남성만큼 과학에 능하지 않아요.” 저자는 그에게 성공한 여성 과학자들을 예로 들고,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수학에서 더 좋은 성적을 냈음을 보여주는 통계자료들을 이야기해 주었었다. 하나 그 사람은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이런 사람들의 생각을 과학적 정보와 역사적 사실을 통해 바로잡기 위해 펴낸 게 이 책이다.

‘진화론’의 찰스 다윈의 주장을 반박한다. 찰스 다윈은 유전의 법칙에 따라 남성은 여성보다 우월하다며 성공한 작가와 예술가, 과학자 중에 남성이 많은 것이 그 증거라고 주장했다. 암컷은 외모가 아무리 못나도 번식에 성공할 수 있지만 수컷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암컷에게 선택받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했다는 것이다. 인류도 마찬가지다. 남성은 더 날카로운 지성과 훌륭한 신체를 갖게 되었고 반대로 여성은 남성보다 진화가 덜 되었다는 것이다. 다윈의 말대로라면 여성이 남성을 따라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승산 없는 일이다. 그야말로 자연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윈의 이론은 모순과 이중잣대로 가득 차 있다. 예를 들어 고릴라는 신체가 너무 크고 강해서 고등한 사회적 동물이 될 수 없다면서, 인간에 관해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신체가 크기 때문에 더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다윈뿐만 아니라 현대 과학이론을 정립한 대부분의 과학자는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규정하고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그 틀에 끼워 맞췄다는 것이다.

진화생물학자이자 찰스 다윈의 친구인 조지 로마네스는 평균적으로 여성의 뇌가 남성의 뇌보다 28g 가볍기 때문에 여성의 지능이 남성보다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들은 일반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키가 작고 몸무게도 가볍기 때문에 뇌의 크기도 작은 것이 당연하다거나, 단순히 뇌가 무겁다고 지능이 높다면 고래나 코끼리가 인간보다 훨씬 똑똑해야 한다는 사실은 철저하게 무시했다.

단순하게 ‘생존’이라는 점에서만 본다면 오히려 여성이 남성보다 강하다고 주장한다. 유아 사망률만 보더라도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보다 첫 달에 사망할 위험이 약 10% 높다. ‘바람’을 피우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이를 흔히 ‘남성의 본능’이라 하지만 저자는 이것 역시 남성에게 성적인 면죄부를 부여하고 여성을 억압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바람을 피우는 것은 남성의 본능이 아니라 생명체의 본능이다. 실제 유인원을 비롯해 새와 물고기, 곤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에서 발정기 동안 암컷은 다양한 상대와 여러 번 짝짓기한다. 수컷이 여러 암컷과 짝짓기를 하는 만큼 암컷 역시 여러 수컷과 짝짓기를 하는 것이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인간의 경우만 보더라도 남성이 바람을 피우는 만큼 여성 역시 간통을 저지르고 있다. 저자는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남성과 여성에 관한 편견과 왜곡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남녀평등이 진정한 ‘자연의 법칙’임을 강조한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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