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친구가 되고 싶어했으나 핵무기를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는 김 위원장의 아버지(김정일)와 비핵화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
미 워싱턴타임스(WT)는 22일(현지시간) 다음달 26일 발간하는 대통령 전기작가 더그 웨드의 새 책 ‘트럼프의 백악관 안에서(Inside Trump’s White House)’의 요약문을 입수했다면서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웨드와 함께 북·미 정상 간 주고받은 친서에 대해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쿠슈너 고문은 웨드에게 “이것은 아버지의 일이다. 이 편지들을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친구가 되고 싶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김 위원장의 아버지는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 핵무기는 유일한 안전보장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트럼프는 새 아버지 같은 존재다. 그래서 이것은 쉽지 않은 전환”이라고 말했다. 이미 세상을 떠난 김정일의 유훈 대신 트럼프 대통령을 믿고 핵무기를 포기하는 게 힘든 일이라는 의미다.
쿠슈너 고문의 발언은 앞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3월 “비핵화가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총서기의 유훈”이라고 밝힌 내용과 배치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아버지가 절대로 핵무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김 위원장은 미국인 ‘인질’(hostage)이란 표현을 쓰는 것을 싫어했고 트럼프 대통령과 독대할 때 “인질이란 단어는 제발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고 저자는 소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외교 성과로 인질 송환을 빼놓지 않고 언급하고 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주관 행사에서 “진실은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으로 하여금 그의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실패한 전략들에 의지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스톡홀름 노딜 이후 침묵하던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폼페이오 장관도 북한 문제를 꺼내든 것은 비핵화 협상이 또다시 교착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협상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북한에 끌려다니지는 않겠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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