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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진술 AI가 기록 ‘척척’… 수사 객관성 높인다

입력 : 2019-10-22 19:12:45 수정 : 2019-10-22 21:3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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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치안산업박람회 신기술 공개 / 음성인식 단말기 이용 조사 진행 / 2020년 경찰서 50곳에 보급 방침 / 재장전 없이 3회 쓰는 전자충격기 / 12월부터 서울 등 14곳 시범도입

성폭행 사건의 경찰 조사가 시작됐다. 성폭행 피해자와의 첫 대면조사. 경찰 수사관 앞에는 조사실이라면 흔히 연상되는 기록장치가 없다. 경찰과 피해자의 대화가 자동으로 문자로 기록되는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단말기가 조사실 바깥에서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경찰은 피해자 진술을 일일이 확인하기 위해 압박 질문을 할 필요 없이 ‘당시 상황을 편안하게 말해보세요’라는 식의 개방형 질문을 던질 수 있었고, 피해자도 경찰을 의식하지 않고 차분하게 당시 상황을 진술했다.

 

이런 장면은 현재로써는 가상 사례지만 내년부터 일부 경찰서에서 본격 실시될 여성대상 범죄 수사의 모습이다. 현재 서울 구로서 등 5곳에서 시범운영을 준비하고 있는 이 단말기는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고, 성폭력 피해자 초기 진술을 공정하게 확보하는 데 있어 결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경찰 수사관의 선입견이 배제되고, 피해자의 자연스러운 진술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50개 경찰서에 확대 보급될 이 단말기는 향후 유사 판례 등을 함께 보여줘 경찰 수사의 객관성을 높일 예정이다.

이 단말기는 경찰청이 22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한 ‘제1회 국제치안산업박람회’에서 공개한 기술 중 하나다. 21일부터 사흘 동안 개최되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경찰 개인장비관 등 6개 전시관이 운영돼 140개 기업 및 기관이 치안 및 경찰 수사, 교통과 관련한 최첨단 기술을 공개했다.

22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국제치안산업박람회 부스에서 경찰과 업체 관계자의 대화가 인공지능 음성 인식단말기를 통해 자동으로 화면에 문자로 표시되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한국형 전자충격기’도 일반에 공개됐다. 2005년 도입된 기존 전자충격기는 한 번 발사 후 전극침이 들어있는 카트리지를 교체해야 해 급박한 상황에서 빈틈을 자주 노출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한국형 전자충격기는 재장전 없이 3회 연속 사용이 가능하고, 2개의 레이저가 조준돼 명중률을 높였다. 또 방아쇠를 놓으면 전자충격이 중지되는 등 안전성이 강화된 데다 예전 장비 대비 40% 싼값에 보급이 가능해졌다. 새 전자충격기는 오는 12월부터 서울 등 14곳에서 시범 도입된다.

아울러 출입구를 파괴하고 진압할 때 사용되는 도어 브레이커, 범죄도구 등을 보여줄 때 0.3초 동안 나타나는 특정 뇌파를 감지해 사건 해결에 기여하는 뇌지문(뇌파) 감지기, 버튼을 한 번만 누르면 펴지는 접이식 방패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아랍에미리트 경찰청장이 접이식 방패를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해외에서도 우리 기술을 구매하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박람회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등 시민들에게 우리 치안산업을 더 많이 보여줄 계획이다”고 말했다.

 

글·사진=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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