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우울증 증세' 설리 "악플에 대인 기피증 앓았다"

지난 14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삼곡동 소재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의 자택 앞에서 수정경찰서의 변사 발견에 따른 현장 감식이 진행 중인 가운데 취재진이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걸그룹 에프엑스 출신 가수 겸 배우 설리(본명 최진리·25)가 지난 14일 경기 성남 소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그가 평소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단 소식이 전해졌다.

실제로 설리는 과거 방송에서 대인기피증을 앓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6월21일 오후 방송된 JTBC2 예능 프로그램 ‘악플의 밤’ 첫방송에 출연한 설리는 당시 ‘약쟁이’라는 악플에 대해 “이런 댓글이 정말로 있더라”며 “마약한 사람과 제 눈동자를 비교하는 사진도 떠돌아다닌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과거 ‘리얼’이라는 영화에서 마약 중독자 역할을 맡았는데, 그때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며 “그런데 그때 찍은 사진이 유독 온라인상에 많이 떠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이 자리에서 말하지만 저는 머리카락도 뽑을 수 있다”며 ”범법행위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설리는 또 “악플 때문에 대인기피증까지 오더라”며 “저도 그렇게 대인기피증 처음에 왔었다”고 털어놨다.

나아가 “왠지 (다른 이를) 만나면 바로 설명해줘야 할 것 같았다”며 “‘나 그거 아니야’, ‘그것 다 거짓말이야’라고 막 해야 할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예전에는 골목으로만 다녔는데, 카메라가 다 달려 있는 것 같았다”며 “지금은 안 그런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인간 최진리의 속은 어두운데, 연예인 설리로서 밖에서는 밝은 척 해야 할 때가 많다”며 “내가 사람들에게 거짓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언을 구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두운 부분이 있는데 겉으로는 아닌 척 할 뿐”이라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경기 성남 수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오후 3시21분쯤 설리가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매니저가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설리의 매니저는 ‘우울증이 심한 여동생이 집에서 숨졌다’는 취지로 접수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매니저는 전날 오후 6시30분쯤 마지막 통화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아 자택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2층에서 숨져있는 설리를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까지 다른 범죄 혐의점이 발견되지 않아 설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집 안에선 유서로 보이는, 설리가 자신의 심경을 적은 메모장 등이 발견됐다.

다이어리에 일기를 쓰듯 여러 심경을 적었으며, 유서로 보이는 메모는 맨 마지막 장에서 발견됐다.

날짜는 적혀있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메모의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설리가 평소 우울증 증세를 보였는지 등도 조사하고 있다.

앞서 설리는 2005년 SBS 드라마 ’서동요’를 통해 아역 배우로 데뷔했으며, 2009년 에프엑스의 멤버로 본격 데뷔했다.

그는 2014년 악성 댓글과 루머로 고통을 호소하면서 연예 활동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2015년 8월 연기 활동에 집중하겠다며 팀에서 탈퇴했으며, 이후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2016년 11월엔 손목을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는데, 당시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다.

지난 6월엔 싱글앨범 ‘고블린’(Goblin)을 발표하고, 악플의 밤에서 MC로 출연 중이었다.

최근 가수 겸 배우이자 절치한 사이인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주연한 tvN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 특별출연을 하기도 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

사진=JTBC ‘악플의 밤’ 캡처

※ 이번 소식으로 정신적 고통이 느껴지거나 우울감이 가중된다면 자살예방전화 1577-0199, 복지부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