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쇄살인범 유영철을 둘러싸고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가 방송을 통해 전해졌다.
지난 9일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유영철과 면담했던 프로파일러 권일용씨와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했다.
권씨에 따르면 유영철이 저지른 살인사건 4건 중 3건의 장소는 옆에 교회가 있었다.
권씨는 유영철이 교회 옆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에 대해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다”며 “유영철은 아무리 열심히 신께 기도해도 ‘사람은 눈 앞 범죄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했다”고 밝혔다.
유영철은 실제로 법정에서 자신이 구속만 되지 않게 해준다면 개과천선해서 살겠다고 기도했는데, 실형을 선고 받아 간절히 기도해도 신은 들어주지 않는다고 생각을 굳혔다는 게 권씨의 설명이다.
권씨는 “이후 유영철은 교회에 대한 복수심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봤다.
유영철은 또 범죄를 저지르는 동안 아들에게 전화가 올 때 가장 두려워했다고 권씨는 전했다.
아들과 자신을 동일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권씨에 따르면 실제로 유영철이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한 행동은 지하 주차장으로 가 주차된 차를 마구 부순 것.
자신이 어렸을 때 겪었던 일들이 아들에게도 반복될 것이라는 왜곡된 생각 탓이었다고 권씨는 분석했다.
권씨는 “유영철은 자기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지만 살인과 성범죄에 대한 끝없는 환상 탓에 멈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유영철은 2003년 9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단독주택에서 당시 숙명여대 명예교수인 이모(73)씨와 부인 이모(68)씨를 망치로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2004년 7월까지 21명을 연이어 숨지게 했다.
뉴스팀 new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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