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들어 가장 강한 세력을 보이며 일본 열도를 강타한 19호 태풍 ’하기비스’(Hagibis)가 13일 들어 소멸했다. 하기비스로 일본에선 전날 하룻 동안 22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기상청은 하기비스가 13일 오전 9시쯤 일본 삿포로 남동쪽 약 440㎞ 부근 해상에서 온대 저기압으로 변질했다고 밝혔다.
온대 저기압은 보통 한랭전선이 온난전선을 추월해 폐색전선이 되면서 소멸 수순을 밟는다.
하기비스는 전날 오후 일본 열도에 상륙해 많은 피해를 입혔는데, 공영바옹 NHK와 요미우리 신문 등 현지 언론에 의하면 하기비스는 혼슈에 상륙한 뒤 연간 강수량 30~40%에 달하는 비를 하루, 이틀 사이에 쏟아냈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사망자 7명과 실종자 15명, 부상자 106명이 발생했다고 이들 언론은 보도했다.

실제로 가나가와현 하코네마치에는 48시간 동안 939.5㎜ 이상의 집중 호우가 내렸다.
같은 시간 강수량은 시즈오카현 이즈시 이치야마가 650㎜, 사이타마현 지치부시 우라야마가 687㎜, 도쿄 히노하라무라가 649㎜에 각각 달했다.
전날 오후 10시를 기준으로 187만가구·397만명에 대해 피난 지시가, 408만 가구·908만명에 대해 피난 권고가 각각 내려졌었다.
또 노약자에게 일찌감치 피난이 권고됐는데, 피난 준비도 4338만가구·781만명을 대상으로 발표됐다.
이밖에도 동북지방 4만8000여가구에 전기 공급·전화·인터넷 연결이 끊기거나 항공편 1000편 이상 결항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자위대는 현재 1만7000명의 병력을 투입해 대응에 나섰으며, 헬리콥터와 보트 등을 급파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기비스가 소멸했지만, 동해에는 여전히 바람이 강하게 불면서 강풍 및 풍랑 특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대륙 고기압의 영향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수축으로 하기비스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다만 지난 11일부터 동·남해와 남부를 중심으로 강한 바람이 불면서 강풍·풍랑특보 등이 발효됐고, 일부 해상에선 특보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하기비스의 영향은 아니고 강한 대륙 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내려오면서 기압 차가 커진 탓에 발생한 현상이라고 기상청 측은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하기 바라며,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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