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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노인이 건강해…노인 일자리 계속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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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10-03 03:00:00 수정 : 2019-10-02 14: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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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제공

 

“노동이라는 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가장 좋은 수단 중 하나입니다. 여러 사회적 관계 속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끈이 바로 일자리이기 때문이죠.”

 

노인의 날(2일)을 일주일 정도 앞둔 지난달 24일, 경기 고양시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서 만난 강익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원장은 “노인 일자리는 앞으로도 계속 늘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원장은 정부 지원을 통해 증가한 노인 일자리들이 ‘질 낮은·경제적 가치 없는’ 일자리로 평가받는 것에 대해 “(노인 일자리의) 사회적 가치는 덜 평가받고 있는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다만 강 원장은 “계속 세금을 들여 (정부) 재정지원 일자리를 늘릴 수 없는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며 “민간 쪽의 자립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드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원장이 몸담고 있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은 노인 일자리의 개발과 보급 등 노인인력 활용을 위한 제반 업무를 맡아 진행하는 준정부기관이다. 현재 정부와 개발원이 관리하는 노인 일자리는 61만개로, 이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공익활동형’ 일자리다. 하루 두세 시간 장애인·보육시설봉사 등의 일을 하고 월 27만원을 받는 일자리로, 전체의 72.3%(44만개)를 차지한다. 이 일자리를 ‘언론에 두들겨 맞고 있는 일자리’라고 칭한 강 원장은 “(공익활동 일자리도) 지역사회에서 사회경제적 가치 창출 등 나름대로 역할을 하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도로교통공단과 협약을 맺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에 노인들을 교통안전 지킴이로 배치하는 사업을 소개하며 “(이를 통해) 교통사고를 줄인 만큼의 사회적 가치는 간과되는 부분이 아쉬운 것”이라고 말했다.

 

 

강 원장은 노인 일자리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어르신들이 직장을 떠나 노후를 맞이하면 빈곤위기에 처할 처지에 놓인다”며 “그렇기 때문에 (어르신의) 소득 보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 노인 일자리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노인 일자리가 노인빈곤율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여러 연구결과에서 나타난다. 손병돈 평택대학교 교수(사회복지) 등이 최근 노인 일자리의 빈곤 완화 효과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노인의 경우 참여 전보다 상대적 빈곤율이 7.3%포인트(2017년 기준)가량 낮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일하는 노인의 건강 상태가 더 좋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4년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연구에 따르면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노인들은 연간 54만6000원의 의료비 지출 감소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강 원장은 “노인 일자리를 통해 어르신들이 건강을 찾으면, 결국 건강보험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고도 강조했다. 

 

정부는 이러한 노인 일자리 확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21년까지 80만개로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하지만 강 원장은 정부의 목표치에 대해 “아직은 부족한 숫자”라고 말했다. 개발원이 추산한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 희망 노인은 올해 기준 125만여명에 이르지만, 그 절반 수준밖에 충족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정부의 재정지원을 통해 일자리를 계속 늘려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강 원장은 “일자리를 원하는 모든 분한테 (정부 재정을 들여) 일자리를 만들어 드릴 수는 없다”며 “결국은 민간영역에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개발원은 고도화된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노인 맞춤형 직종의 발굴이 가능하다고 보고, 이 부분에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이 주물·금형 등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뿌리 산업’ 분야에 노하우를 보유한 노인들을 고용하고, 젊은 세대에게 해당 기술을 전수할 수 있도록 돕는 ‘세대 통합형’ 일자리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강 원장은 새로 얻은 일자리로 활력을 되찾은 어르신들을 만날 때마다 큰 보람과 함께 더 많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힘써야겠다는 마음이 든다고 했다. 강 원장은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를 늘려가면서 노인 일자리 사업의 질을 높여가겠다”며 “아울러 민간영역에서도 괜찮은 일자리를 발굴해 어르신들이 보람을 갖고 일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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