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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개 안고 발 동동… 펫택시 창업 결심” [농축산업은 일자리의 보고]

입력 : 2019-10-04 06:00:00 수정 : 2019-10-03 19: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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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선도 ‘펫미업’ 박나라 대표 / 반려동물 병원·미용실 픽업 불편 해소 / 벤처 창업 3년 만에 회원 2만명 돌파 / ‘펫드라이버’ 전업 시 月 300만원 벌어 / “돌발상황·갑질 노출… 열정 없인 못해요”

“저 스스로 불편함을 느껴 이 길에 뛰어들었습니다.”

반려견 ‘김탄’과 함께 사는 박나라(33)씨가 반려동물 운송업체인 ‘펫미업’ 창업을 떠올린 것은 2015년 즈음이다. 박 대표는 “강아지를 데리고 응급실로 가야 하는데 손이 너무 떨려 도저히 운전대를 잡을 수 없었다”며 “택시들도 계속 승차를 거부해 결국 탄이를 안고 병원까지 뛰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최근 한 대기업의 스타트업 지원 공간인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유기타워에서 만난 박 대표는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논문을 준비하면서 그때의 불편한 기억이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1인가구나 노인 부부만 사는 경우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고 대중교통 이용도 쉽지 않다”며 “자가용이 있는 분들도 혼자 운전해야 할 때는 반려동물 전용 택시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펫미업은 반려동물 이동 지원 플랫폼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기업이다. 드라이버 가입비 30만원과 기본요금 1만1000원, 일반택시 할증의 1.2배인 운송비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낸다. 박 대표는 “2만 회원의 월평균 이용횟수는 0.9회, 이동거리는 15∼20㎞, 요금은 2만6000∼7000원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등록 회원은 2만명이고 전문 드라이버는 90명 정도다. 2016년 7월 회원수 1000명, 드라이버 15명으로 출발한 펫미업은 현재 100여개 반려동물 운송업체들 중 선두주자로 꼽힌다.

박 대표는 창업 때부터 이동서비스 이외 동반·단독(반려동물) 이동은 물론 문 앞 픽업·드롭오프 서비스를 제공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은 점차 늘지만 바쁜 일상 탓에 동물병원이나 유치원, 미용실 등에 동행할 시간은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올해 매출액은 2017년보다 4배 증가한 6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직원도 2년 새 15명에서 80명으로 늘었다.

박 대표는 펫드라이버가 전업 또는 부업으로 괜찮은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펫미업의 경우 풀타임은 한달 평균 307만원, 파트타임은 60만원을 번다”며 “파트타임의 경우 투잡, 쓰리잡이 용이하다”고 귀띔했다.

물론 반려동물을 상대로 한 서비스다보니 신경 써야 할 것도, 애환도 많다. 박 대표는 “아무래도 동물이다보니 (목줄을 풀면 곧장 뛰는 등) 돌발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서비스를 신청해놓고 나타나지 않거나 드라이버를 수행비서처럼 부리는 고객도 가끔 있다”며 “진심을 다하지 않으면 곧바로 티가 나는 업종인 만큼 기본적인 성정을 갖추고 기초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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