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년 전통의 독일 자동차 브랜드인 BMW 그룹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홍보하면서 ’뒷자석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광고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해 논란이다.
BMW 측은 광고를 공개 후 수시간 만에 삭제했으나, 별도의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광고 영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한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극단적 자율성을 성행위로 강조했다”고 입을 모아 비판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23일(현지시간) BMW의 서브 브랜드이자 순수 전기자 브랜드인 BMWi의 트위터 계정에는 자율주행차로 알려진 ‘비전 아이넥스트’(Vision iNext)의 콘셉트카(Concpet Car)를 홍보하면서 ’새로운 기쁨의 순간’이란 제목의 10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
이 동영상에서 남녀는 길가 붉은색과 푸른색의 강렬한 조명 아래에서 입맞춤을 하면서 친해졌다. 이후 비전i 넥스트에 탑승한 커플은 뒷좌석에서 성행위를 갖는 것처럼 묘사됐고 그 옆으로 경찰차들이 빠르게 스쳐지나갔다.
이 광고 영상은 자율주행 기술이 고객에게 ‘새로운 기쁨의 순간’을 줄 것이라고 제안하면서 끝났다.
단 광고 영상의 하단부에는 ”이것은 단지 묘사에 불과하며, BMW는 자율주행차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does not offer)“고 명시해 뒀다.

이 같은 영상은 트위터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고, 곧 선정성과 안정성 등을 둘러싸고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외신 역시 관련 기사와 칼럼을 전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자율주행차는 미래의 자동차이기 때문에 안전성 등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있어 왔고, 운행시간 중 성행위와 마약 흡입 등 부작용 우려가 있다고 지적됐다.
또 미래 자율주행차에 대한 과열된 환상을 주기 때문에 이 광고 영상에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실제로 미국의 자동차 전문매체 모터1의 칼럼니스트 크리스토퍼 스미스는 “이 광고는 미래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줘서 관심을 끌지는 모르겠지만, 무책임한 행동(성행위)을 묘사했기 때문에 큰 반발을 사고 있다”며 ”안전운행과 거리감이 있어 보이는 극적 묘사를 통해 자율주행차에 대한 극단적 환상을 자극했다”고 비판했다.
자동차 전문 외신인 로드쇼도 같은 날 'BMW는 카섹스로 자율주행자동차 생활에 대한 힌트를 줬다'는 글을 게시해 "자율주행자동차가 사회에서 어떤 형식으로 접목될지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지만, BMW는 해당 광고 영상을 공개함으로써, 자동차 성행위가 절대적으로 중요할 것임을 강력하게 시사했다"고 했다. 이 글은 "앞선 자율주행자동차 영상은 운전자가 영화를 보고, 신문을 보거나 게임을 하는 등의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면 BMW는 그 행위를 성관계에 대한 자유로 묘사한 첫 번째 사례가 됐다"고 평가했다.
IT 매체 지디넷은 ’BMW는 당신이 자동차 안에서 성행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차를 구매하길 원한다’는 제목의 크리스 매티스즈지크의 기고 글을 통해 이 영상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크리스는 ”완전 자율주행차에 대한 각종 우려에도 BMW는 아주 밝은 면만 보여줬다”며 ”바로 사랑하는 사람과 차 안에서 갖는 성행위를 자율주행차를 구매해야 하는 주된 이유로 제안한 것이 그렇다”고 일갈했다.
이어 ”차안에서의 자유로운 성행위 혹은 마약 흡입 등은 앞선 선행 연구에서도 자율주행차 운영의 부작용으로 제기된 바 있는 사항”이라며 “자율주행차가 만연화되면 이러한 부작용을 규제하기 위한 법적 제재가 더 세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도 반(半)자율주행차 안을 배경으로 한 성행위 콘텐츠는 논란이 된 바 있는데, 지난 4월30일 몇몇 외신은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모델 X’에 탑승해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뒤 포르노 사이트에 올린 배우 테일러 잭슨(Taylor Jackson)의 사례를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테일러는 ‘레벨 2’ 단계의 반자율주행 기술인 ‘오토파일럿’을 켠 상태로 한 남성과 성관계를 가졌다.
잭슨이 올린 이 영상(사진)은 업로드 24시간 만에 400만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해 해당 사이트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5월10일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오토파일럿의 사용법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잭슨의 영상을 염두에 둔 메시지를 남겼다.
테슬라 또한 웹사이트를 통해 “오토파일럿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현재의 단계에서 완전한 자율주행 시스템은 아니다”라며 “오토파일럿은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언제든지 시스템이 비활성화된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운전자를 위한 것”이라며 안전상의 염려를 내비쳤다.

한편 이번 문제의 영상에 등장한 BMW 비전 i넥스트는 배출 가스는 전혀 없는 전기차로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Conneted) 기술이 적용된 BMW 그룹의 혁신 전략 모델이다.
외관은 SAV(Sport Activity Vehicle)의 모습이다.
내년부터 양산형 모델이 생산될 예정이며, BMW 그룹의 기술 플래그십 라인업으로 자리메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BMW 그룹 홈페이지, BMWi 트위터, 인스타그램 캡처, 테일러 잭슨 SNS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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