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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만명 복용 ‘잔탁’ 등서 발암 우려 물질

입력 : 2019-09-26 19:39:59 수정 : 2019-09-26 22: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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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약 269개 품목 판매중지 / 식약처 “역류성식도염 등 치료 / 라니티딘 계열서 NDMA 검출” / “단기복용 땐 인체 위해 우려 적어” / 남아있는 약은 재처방·교환해야

위장약 ‘잔탁’ 등 국내 유통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 269개 품목에서 발암 우려 물질이 검출돼 제조·수입·판매가 전면 중지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라니티딘 원료의약품 7종을 수거·검사한 결과 7종 모두에서 발암물질인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검출됐다고 26일 밝혔다. 일부 원료의약품에서는 최대 53.5ppm의 NDMA가 나왔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사람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정한 인체 발암 추정물질이다.

 

식약처는 해당 라니티딘 원료의약품을 사용해 만들어진 잔탁 등 완제의약품 전체 269품목에 대해 제조·수입 및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이날부터 병·의원, 약국에서 해당 의약품이 처방·조제되지 않도록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DUR)을 통해 처방·조제를 차단하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정지했다. 또 해당 의약품이 원활하게 회수될 수 있도록 제약사, 도매업체, 의료기관, 약국에 관련 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식약처는 라니티딘 의약품을 단기 복용한 경우 인체 위해 우려는 크지 않다고 밝혔다. 해당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는 지난 25일 현재 144만3064명으로, 처방 기간은 연간 6주 이내로 나타났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NDMA는 간접흡연 등 일상에서도 노출될 수 있다”며 “2주 정도 약을 먹었다고 해서 당장 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잠재적 위험성을 감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라니티딘 인체영향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이 장기간 노출됐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장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처방을 받은 병·의원이나 조제한 약국을 방문해 판매금지 의약품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하고 다른 약으로 교체해야 한다.

 

재처방 시 1회에 한해 본인부담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재처방·재조제 대상은 복용 후 남아 있는 의약품으로, 이미 복용한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 다시 약을 처방받거나 제조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남아 있는 약을 갖고 가야 한다. 처방 없이 약국에서 직접 구입한 일반의약품은 양국에서 교환 또는 환불받으면 된다.

 

잠정 판매중지 및 처방제한 의약품 목록은 식약처 홈페이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도 ‘위장약’ ‘라니티딘’, ‘NDMA’ 등을 검색해도 된다.

 

일부에선 식약처가 지난 16일에는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 뒤 10일 만에 정반대의 결과를 내놓은 것에 대해 비판을 제기한다. 앞서 식약처는 잔탁 3개 품목, 29개 제품, 잔탁에 사용된 원료 라니티딘 6개 등 총 35개에 대한 1차 조사에서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라니티딘 자체가 성질이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NDMA는 주성분이 아닌 불순물로, 제품에 불균질하게 혼합돼 있을 가능성이 커 시험 결과에 편차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박일영 충북대 약대 교수는 “라니티딘에서 이런 반응(NDMA 생성)이 예측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 30년 동안 무리 없이 사용했다”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더 연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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