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6일 일각에서 제기돼 온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의 ‘불화설’을 사실상 시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중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3차 북·미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열자는 친서를 보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선 “확인된 바 없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지난 4월 김현종 제2차장과 다툰 적이 있다는데 사실이냐’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의 질문에 “부인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는 다만 ‘김 제2차장은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을 가까이서 보좌하는 임무를 띠고 있는데 적재적소의 인물이 아닌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의에는 “동료 고위 공직자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강 장관은 북한 김 위원장이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2차 친서 보도와 관련한 설명을 번복했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했다는 보도를 알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러한 친서가 얼마 전에 있었다고 하는 것은 미국 측으로부터 상세히 설명을 들었다”고 답변했다.
하지만 강 장관은 이날 오후 이어진 회의에서 해당 보도에 대해 “확인된 바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오늘 기사화된 친서에 대해선 저희가 확인해 드릴 게 아무것도 없다”며 “제가 (오전에) 말씀드렸던 것은 8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일부 공개한 편지(김 위원장의 제1차 친서) 내용과 관련된 것이었고, 이와 관련해 미국 측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았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강 장관의 발언은) 지난달 10일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언급과 관련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제1차 친서와 혼동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각에선 북·미 관계 관련 발언에 부담을 느껴 말을 바꾼 것이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강 장관은 이달 하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김 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에 대해선 “완전히 배제하긴 어렵지만 그런 조짐은 전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9일 담화문을 발표하자 대통령이 준비도 없이 부랴부랴 유엔총회에 가기로 된 것 아니냐’는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의 질의엔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총회 참석은 계속 검토해 온 사항”이라고 답했다.
장혜진·이정우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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