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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야! 외치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날치기범 붙잡은 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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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9-02 23:00:00 수정 : 2019-09-02 19: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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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헌수(왼쪽 2번째) 익산경찰서장 등이 2일 익산함열여고를 찾아 현금 날치기 피의자를 현장에서 신속히 검거해 경찰에 인계한 유모(3학년)양을 표창하고 '우리동네 시민경찰' 배지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익산경찰서 제공

“강도야!라고 외치는 다급한 소리에 저도 모르게 달려들었어요.”

 

전북 익산시 함열여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유모(18)양은 최근 날치기범을 붙잡은 상황을 이같이 전하고 “정신을 차리고 나니 겁도 났지만, 잘한 일로 생각한다”고 뒤늦게 소감을 말했다.

 

유양이 평소 알고 지내던 동네 대학생(전주비전대 1학년) 오빠와 길을 가다 우연히 날치기 피의자와 맞닥뜨린 것은 지난달 25일 오후 5시19분쯤. 익산시 부송동 한 우체국 인근에 다다를 즈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앞에서 “강도야!” 하는 다급한 외침이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보니 한 아주머니가 아저씨의 어깨에 멘 가방끈을 붙잡고 늘어선 채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아저씨는 이를 뿌리치려 아주머니의 팔을 연거푸 주먹으로 내리쳤지만, 잡은 손을 쉽게 떨치지 못했다.

익산경찰서 홍철희(맨 왼쪽) 부송팔동지구대장 등이 2일 현금 날치기 피의자를 현장에서 신속히 검거해 경찰에 인계한 시민 위모(37·왼쪽 2번째)와 대학생(군입대) 어머니를 표창하고 '우리동네 시민경찰' 배지를 수여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익산경찰서 제공

순간적으로 강도를 직감한 유양은 오빠와 현장으로 달려가 아저씨의 팔을 잡아채며 몸싸움을 벌였다. 이를 목격한 행인 위모(37·자영업)씨도 가세해 날치기범이 도주하지 못하게 붙들어 세웠고, 그 틈을 이용해 유양은 112에 신고했다. 잠시 뒤 출동한 경찰은 날치기범을 준강도 혐의로 현장에서 긴급체포하자 이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조사 결과 피해 여성(58)은 이날 공과금 등 납부를 위해 ATM 기기를 찾아 현금 30만원을 손에 들고 입금하려던 찰나에 이를 본 피의자 A씨(56)가 갑자기 낚아챘다. 당시 현장에는 기기 이용자 몇 명이 있었으나, 이들이 모두 밖으로 나가자 범행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피해자는 그가 멘 가방끈을 붙잡고 늘어섰지만, 문밖으로 끌려 나오다시피 해 강도를 놓치지 않으려 발버둥을 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중 현금을 보고 순간 욕심이 생겨 범행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박헌수 익산경찰서장은 2일 현금 날치기 피의자를 현장에서 신속히 검거해 경찰에 인계한 유양 등 용감한 시민 3명에게 공로를 인정해 표창을 수여 하고 격려했다.

 

박 서장은 “자칫 위험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는 가운데서도 사회 정의 구현을 위해 용기를 낸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범죄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공동체 치안 활성화와 시민 체감 안전도 향상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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