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트로 열풍이 주방용품 시장에 확대되고 있다. 뉴트로는 새로움(New)과 복고(Retro)를 합친 신조어로, 복고를 새롭게 즐기는 경향을 의미한다. 뉴트로는 단순하게 옛날 것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복고 요소에 새로운 기술 또는 디자인을 ‘융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중장년 세대에는 추억과 향수를, 밀레니얼 세대에는 새로움과 재미를 안겨 주며 유통가의 메가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뉴트로 트렌드는 올 상반기 식음료업계 전반에 확산되어 진로, 오뚜기, 롯데제과 등의 장수브랜드들이 레트로 제품을 출시하였으며, 이에 주방의 장수브랜드도 뉴트로를 통한 브랜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이는 우수한 제품력을 중심으로 구축해왔던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레트로 감성으로 소비자 욕구(Wants)까지 충족시키며 브랜드 헤리티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주방 포장재가 단순 소비재에서 감성까지 만족시키는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국내 식품포장용품을 대표하는 크린랲은 지난 7월 창립 36주년을 맞아 ’레트로 패키지’ 한정판을 선보였다. 크린랲은 무독성 랩, 절단성 강화, 위생성 강화의 3대 기술을 통해 식품포장분야 시장점유율 70%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비닐랩 분야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국민 브랜드다.
이번 레트로 한정판은 ▲크린랲 ▲크린백 ▲크린롤백 ▲크린장갑 ▲크린지퍼백 등 크린랲 대표 5가지 품목에 대해 1983년 첫 출시 당시 디자인을 그대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레트로 디자인의 노란색은 크린랲 창립 당시 CI인 해바라기꽃을 상징하며, 태양을 향하는 해바라기처럼 항상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의지를 담았다. 또한 레트로 패키지와 함께 36년간의 소비자 사랑에 보답하는 사은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소비자 소통에도 힘써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크린랲은 앞으로도 주방 라이프스타일 및 소비트렌드를 연구하며 친환경 및 디테일 상품군을 강화할 방침이다.
주방 식기 전문브랜드들은 복고풍 식탁을 꾸미려는 수요에 맞춰 옛 상품을 리뉴얼하고 있다. 글로벌 테이블웨어 브랜드 코렐은 레트로, 빈티지 트렌드의 열풍에 힘입어 1972년 첫 출시된 ‘올드타운블루’를 40년만에 재런칭했다. 올드타운블루는 나비를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넝쿨과 잎, 꽃 등 핵심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대적인 감성에 맞는 짙은 코발트 블루 색상을 더했다.
또한 70년 역사를 가진 한국도자기리빙에서는 예부터 사용하던 스테인레스 그릇을 현대적으로 재해석, 새롭게 디자인한 스텐웨어 ‘스텐실’을 출시했다. 스테인레스는 위생적이고 내구성이 뛰어나, 예부터 가정에서 식기로 많이 사용되었고, 최근에는 음식을 보관하는 용기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소재이다.
주방가전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가전도 하나의 인테리어’로 보는 시각이 늘어나면서 뉴트로를 표방하는 브랜드와 상품이 빠르게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가전 전문브랜드 코스텔은 냉장고, 블랜더, 냉•온주전자 등에 레트로 디자인과 30여년간 쌓아온 고유 기술을 접목하여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1940년대 미국 냉장고에서 유행하던 유선형 디자인과 원색 계열의 강렬한 색상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종합가전기업 위니아딤채는 1995년 처음 출시한 김치냉장고 브랜드 ‘딤채’에 레트로 디자인을 적용한 ‘딤채 쁘띠’, ‘딤채 마망’ 등을 출시했다. 이어 IH전기압력밥솥 ‘딤채쿡 레트로’ 등을 선보이며 레트로 제품의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딤채쿡 레트로는 전통 가마솥 밥맛을 구현한 기존 딤채쿡의 기능은 그대로 가져가되, 항아리를 닮은 한국적 곡선과 레트로 라디오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업계 관계자는 "뉴트로는 패션에서 시작해 식품으로, 이제는 주방용품 등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트렌드"이며,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주방용품 브랜드들도 제품 기술력은 물론이며 감성 요소까지 모두 충족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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