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몸통 살인사건’의 피의자 장대호(38)씨가 21일 1시40분쯤 고양경찰서에 도착해 취재진들과의 만남에서 이같이 말했다.
차분한 표정으로 경찰과 함께 도착한 장씨는 왜 자수했냐는 한 기자의 언성 높은 질문에 침착한 목소리로 “이번 사건은 흉악범이 양아치를 죽인 사건입니다. 나쁜 놈이 나쁜 놈을 죽인 사건이에요”라고 해당 사건을 정의했다.
이 과정에서 장씨를 호송하던 경찰들은 인터뷰를 끝내려는 듯 “죄송합니다. 지나갈게요”라며 취재진들을 밀치고 지나가려고 했지만 버티려는 취재진들의 격렬한 몸싸움에 인터뷰를 이어갔다.
첫 번째 질문을 한 기자는 두 번째 질문도 언성 높은 목소리로 “지금 반성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을 이어갔고 장씨는 몸싸움이 이어지는 과정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제가 유치장에서 많이 생각해 봤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 말을 못하게 하는데요. 잠깐만.아무리 생각해도 상대방이 죽을 죄를 했기 때문에 반성하고 있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두 번째 기자의 “(피해자)유족들한테 미안하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에는 “전혀 미안하지 않습니다”라며 사과할 마음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시신 나머지 부위는 어떤 장소에 버렸어요?”라는 질문에는 “모두 같은 장소에 버렸어요”라고 명확히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에는 고려시대의 일화를 읊으며 자신의 본인이 범행을 저지른 이유를 밝혔다.
장 씨는 “고려시대 때 김부식의 아들이 정중부의 수염을 태운 사건이 있습니다. 정중부는 그 원한을 잊지 않고 있다가 무신정변을 일으킨 그 당일날 잡아 죽였습니다. 남들이 봤을 때는 그냥 장난으로 수염을 태운 것 같지만 당사자한테는 상대방을 죽일 만큼의 큰 원한인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장 씨는 피해자가 본인에게 반말 등을 하며 기분 나쁘게 행동해 이같은 행동을 저질렀다고 자수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물론 장 씨의 살인을 정당화할 순없지만 함부러 말을 하는 사람들은 조심해야한다”, “폭언도 폭행의 일종이며 때론 폭행보다 더 상처를 입는다”, “장 씨가 한 말은 어린 왕자의 ‘남이 볼 땐 가시같지만 자신이 느낄때는 온 우주처럼 아프다’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등의 의견을 내놓았다.
양봉식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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