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이 거품으로 반도체나 휘어지는 액정 등에 사용되는 기판 패턴을 쉽고 저렴하게 새길 방법을 개발했다.
유니스트는 김태성(46)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팀이 ‘액체 거품의 구조를 제어하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현재 기판에 패턴을 만드는 방법(패터닝)으로는 전자빔 또는 포토 리소그래피 기술이 가장 많이 쓰인다. 리소그래피는 실리콘칩 표면에 만드려는 패턴을 가진 수지를 고정해 화학처리 등을 하는 기술이다. 이들 기술은 정확한 위치에 패턴을 새길 수 있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고, 고가의 장비를 이용해 단가가 높다는 문제가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체를 이용한 다양한 패터닝 기술이 연구 중이지만 액체 제어에 변수가 많아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김태성 교수팀은 자연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품 구조와 미세 유체장치를 통해 새로운 패터닝 시스템을 만들었다. 기판에 필요한 물질을 섞은 액체를 미세유체장치를 통해 자연 증발시켜 규칙적으로 연결된 패턴을 쉽게 만드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거품 구조는 ‘폐쇄계(close system)’로 각 공기 방울 간 압력 차이 때문에 큰 공기 방울이 작은 것을 흡수하는 현상이 나타나 규칙적인 패터닝을 하기 어려웠다. 김 교수팀은 미세 유체장치를 이용해 각 공기 방울에 구멍을 뚫어 압력을 일정하게 맞춰 이러한 현상을 배제해 나노 패턴을 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김태성 교수는 “개방계 거품을 구현하고 그 원리를 분석한 첫 시도”라며 “쉽고 저렴하면서 몇 분 만에 나노입자나 유기물을 포함한 다양한 물질의 나노 패턴을 만들 수 있어 미래형 기기 제작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진행됐다.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7월1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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