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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선원석방 통보 않고 美는 北미사일 ‘무신경’… 패싱당한 韓

입력 : 2019-07-28 18:46:25 수정 : 2019-07-28 22: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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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잃은 한국 외교안보 / 10여차례 신변안전 확인 요청 묵살 / 北억류 한국인 2명 11일 만에 귀환 / 트럼프 “北미사일 발사 언짢지 않아” / 실무대화 지연속 韓입장 배제 우려 / 日언론 “2018년 11월 남측 귤 답례품 / 北, 괴뢰가 보내온 전리품 표현”
북한에 나포됐다가 11일 만에 풀려나 28일 오후 강원 속초항에 도착한 러시아 어선 ‘샹하이린 8호’에서 내린 선원들이 건강검진과 관계기관 합동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속초=연합뉴스

북한에 나포된 러시아 선박에 승선했던 한국인 2명이 억류된 지 11일 만에 속초항으로 귀환했다. 북한은 우리 정부의 10여 차례에 걸친 송환 요청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뤄진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북·미 실무대화 재개가 지연되는 가운데 두 나라가 한국의 입장을 크게 고려하지 않는 장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여 차례 송환 요청에도 北 ‘묵묵부답’… 선원들 11일만의 귀환

 

통일부는 러시아 국적 어선 ‘샹하이린(Xiang Hai Lin) 8호’가 28일 오후 1시12분쯤 한국인 어업지도사 2명과 러시아 선원 15명 등 선원 17명 모두를 태우고 속초항으로 입항했다고 밝혔다. 지난 17일 동해상에서 표류하다 북한에 나포된 지 11일 만이다. 러시아 어선은 고장 난 엔진을 임시 수리해 전날 오후 7시쯤 북한 원산항을 출항해 남쪽으로 향했다. 통일부는 “우리 국민 2명 모두 건강이 양호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관계기관이 선원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단속 경위 등에 대한 합동정보조사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에 나포된 러시아 어선 ''샹 하이린(Xiang Hai Lin) 8호''가 28일 오후 1시께 한국인 2명과 러시아인 15명 등 선원 17명 전원을 태우고 속초항으로 입항해 부두에 접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원들은 무사히 귀환했지만 한국 정부의 거듭되는 확인 요청에도 북한은 그동안 아무런 응답을 내놓지 않았다. 우리 정부는 선박 나포 다음 날인 18일 오후 러시아를 통해 처음 상황을 인지하고 귀환 전날까지 10여차례 선원의 신변안전 확인을 북한에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국인 선원의 안전을 확인한 것은 러시아 당국이 소통해 영사 접견을 한 이후였다. 27일 러시아 선박이 속초항을 향해 출항한다는 소식도 정부는 북한이 아닌 다른 채널을 통해 전달받았다.

 

통일부는 이날 “선박·인원에 대한 송환 조치는 국제법과 관례에 따른 인도적 조치로서 남북관계 상황과는 별개”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북측이 우리 국민을 포함한 인원과 선박을 안전하게 돌려보낸 것에 대해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샹하이린 8호는 300t급 홍게잡이 어선으로, 지난 16일 속초항을 출항해 러시아 자루비노항으로 향하던 중 기관 고장을 일으켜 표류하다 17일 북측의 단속에 적발돼 북한 원산항으로 예인됐다.

◆“북한, 한국을 괴뢰로 지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미사일 발사는 미국 향한 경고 아냐”

 

일본 도쿄신문은 28일 북한이 지난해 11월 치안기관에 배포한 문서 내용을 인용해 “미국 제국주의가 존재하는 한 우리나라(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하는 내부문서를 내려보냈다고 보도했다. 또 북측의 송이버섯 선물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귤 200t을 북한에 선물로 보낸 것과 관련해 ‘괴뢰가 보내온 귤은 전리품이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북한 내부문서엔 이외에 “‘트럼프 놈’을 비롯한 미국의 거물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가 핵만 포기하면 성취할 수 있는 것에는 제한이 없다고 흔들어대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북한에 나포됐다가 풀려나 28일 오후 속초항으로 돌아온 러시아 어선 ''샹 하이린(Xiang Hai Lin) 8호''에서 한국인 선언과 러시아 선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전혀 언짢게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괜찮냐’는 질문에 “그것들은 단거리 미사일”이라며 “나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관계는 매우 좋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한국과는 달리 ‘탄도’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지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미사일 시험 발사가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만 강조하고 한·일에 위협이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기자가 한국이나 일본 등 동맹국 입장에서 보면 ‘단거리’가 아니라고 지적하자 “그(김 위원장)가 미국에 경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미사일의 사정권이 미국이 아니라 위협적이지 않다는 뜻으로 읽힌다.

 

조병욱 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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