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강지환(본명 조태규·42)에게 성폭행, 성추행을 당한 여성 피해자들이 2차 가해로 인해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피해자들의 국선변호인인 박지훈 변호사는 15일 오후 성폭행·성추행 혐의로 구속된 강지환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기 광주경찰서에 “강지환의 가족과 피해 여성들이 소속된 업체 관계자들이 강지환과의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피해자들은 “지난 9일 강지환이 긴급체포 된 이후 합의를 강요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지환의 가족들은 피해자들이 소속된 외주 업체 관계자들을 통해 주소 등을 알아낸 뒤 피해 여성들의 집 근처로 찾아왔다고 한다.
또 피해자들은 사건이 알려진 후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신상 일부가 알려지자 뒤늦게 딸의 피해 사실을 알게 된 부모님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여성들이 외부 술자리 이후 따로 2차를 위해 강지환의 집을 찾았다가 피해를 봤다는 언론보도로 피해자들을 탓하는 누리꾼들이 존재했다. 나아가 일부 누리꾼은 “강지환이 억울한 누명을 쓴 것 아니냐”며 피해자들을 ‘꽃뱀’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처음부터 강지환의 집에서 회식했다”고 해명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사건 당일 소속사 직원과 스태프 등 10여명이 광주시 오포읍에 있는 강지환의 집에서 음주를 겸한 식사를 했다.
다른 일행들이 귀가하자 피해 여성들도 “집에 가겠다”며 일어섰지만 강지환이 “너희는 짐이 많으니 콜택시를 불러주겠다”고 만류하며 술을 더 권했다는 것.
피해자들은 “술자리를 하던 중 강지환이 취한 것 같아 방에 데려다줬고, 평소 스태프 숙소로 쓰이는 방에서 잠시 쉬다 잠이 들었다”며 “일정이 바쁜 날 등은 스태프들이 강지환의 집에서 잠을 자는 일이 많아서 별다른 의심을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지환은 이날 오후 8~9시 사이 술에 취해 잠을 자고 있던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자들은 “술자리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지 않고 강지환의 집에 머무른 게 이상하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떠돌아 2차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박 변호사는 “피해자들은 현재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 또 2차 피해로 인한 정신적 충격 때문에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로 상당히 피해가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피해자 측은 허위사실로 겪는 고통이 큰 만큼 악성댓글 등을 쓴 이들을 고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한편 강지환은 당초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많이 마셔서 아무런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자신의 법률대리인을 통해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저의 돌이킬 수 없는 잘못으로 크나큰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저의 잘못에 대한 죗값을 달게 받고 속죄하며 살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소봄이 온라인 뉴스 기자 sby@segye.com
사진=KBS1 ‘뉴스7’ 방송화면 갈무리, 성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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