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송환법 사망했다”… 백기 든 캐리 람

입력 : 2019-07-09 20:48:54 수정 : 2019-07-09 20:48:53

인쇄 메일 url 공유 - +

시민들·野 퇴진요구 유화책 / 시위 장기화 우려 민심 수습 / 경기 침체·여행객 이탈 부담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과 야당이 반대해온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이 사망했다고 밝히고 있다. 홍콩=AP연합뉴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9일 시민과 야당이 반대해온 ‘범죄인 인도법안’(송환법)이 사망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다만 람 장관의 발언이 이른바 송환법의 철회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람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송환법 추진에 대해 “완전히 실패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입법회에서 법안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여기서 반복하겠다. 그런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송환법 재추진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시민들과 경찰의 충돌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 기구인 경찰 고충처리위원회에 조사를 맡기고 시민과 경찰, 언론 그리고 행인 등 시위와 관련된 모든 당사자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람 장관의 송환법 사망 발언은 자신의 사퇴를 요구하는 시민들과 야당에 대한 적극적인 유화책으로 풀이된다. 일부 과격 시위대의 홍콩 입법회 점거 후 첫 주말 집회가 열린 지난 7일에도 대규모 인원이 집회와 시위에 참가하는 등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람 장관이 민심 수습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람 장관은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저항에 직면하자 송환법 추진의 ‘무기한 보류’ 방침을 밝히면서 “송환법이 (장차) 죽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송환법이 홍콩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람 장관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SCMP에 따르면 홍콩 상공회의소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윌리엄 충은 “전체적인 그림이 우울하다”며 “만일 정치적인 긴장이 계속되거나 고조된다면 홍콩 가계의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여행객들이 다른 곳에 가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4개월째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다. 5월 증가율은 1.3%에 그쳤다. 지난달부터 도심 지역에서 홍콩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가 잇따라 이어지면서 코즈웨이베이, 애드미럴티, 완차이, 카오룽 등지의 상업 활동이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종민 기자


오피니언

포토

오늘도 빛나는 아이브 장원영
  • 오늘도 빛나는 아이브 장원영
  • 올데이프로젝트 애니 '완벽한 비율'
  • 이유비, ‘겨울 요정’
  • 한그루, 한복 여신 비주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