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 고유정에 무참히 살해된 ‘제주 펜션 살인사건’ 피해자의 동생 강모씨가 자신이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명이 동의한 데 대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이제 형심의 유해만 찾는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했다.

강씨는 24일 새벽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그는 “오늘 국민청원 20만을 넘겼다”라며 “꼭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자 늦은 새벽이지만 이렇게 글을 남긴다”라고 했다.
그는 “사건발생 이후 정말 정신없이 살았다. 형님의 누명을 벗기고자 발로 뛰었고, 형님을 찾고자 하천과 수풀을 헤치고 살았으며, 범인을 잡고자 증거들을 모았다”라며 “지금은 형님이 남기신 권리들을 지키고자 싸우고 있다. 이제 형님의 유해만 찾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저 혼자 싸우는 줄만 알았다”는 그는 “세상은 여전히 어두웠고 상대는 거대해 보였다. 하지만 저는 형님의 명예와 억울함을 풀어드려야만 했다. 고유정의 모든 거짓말을 밝혀야 했다. 매일이 인터뷰였고 아픈 기억들을 토해내야 했다”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이어 그는 “법률상담을 받고자 찾아간 변호사 사무실에서 거절 당해 되돌아오기도 했다”라며 “무엇보다 하루 아침에 사건이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까 두려웠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힘든 마음에 국민청원을 올리게 됐다는 그는 “수많은 응원 댓글과 위로의 말씀들은 저에게 큰 용기가 돼 돌아왔다. 다시 힘을 낼 수 있었다”라면서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 드린다. 제가 받은 도움과 격려 평생 잊지 않고 저 또한 주변을 돌보며 살겠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강씨는 지난 7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불쌍한 우리 형님을 찾아주시고, 살인범 고유정의 사형을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게시했다.
해당 청원에서 그는 “(형이)살아 돌아올 것이라 믿었지만, 결과는 저희가 예상했던 최악의 상황보다 더 참혹하고 참담했다. 이제는 죽음을 넘어 온전한 시신을 수습할 수 있을지 걱정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피의자 고유정에게 무기징역이 아닌, 사형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올라온 지 17일 만인 23일 오후 7시45분쯤 20만 동의를 돌파했다. 이는 청와대가 청원에 답변 해야 하는 기준선에 해당한다.

한편 피의자 고유정(사진)은 지난달 25일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지검은 그의 구속 기간 1차 만기일(6월21일)에서 연장했으며, 다음달 1일 이전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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