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환경의 날’을 하루 앞둔 지난 4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의 단도라 쓰레기매립지. 세계 최대 쓰레기장으로 유명한 이곳에서 한 여성이 쓰레기더미를 필사적으로 뒤지고 있다.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찾아내 팔거나 남들이 버린 음식으로 배를 채우기 위해서다. 그에게 쓰레기장은 경제활동을 하면서 끼니를 때우기도 하는 그야말로 ‘생계를 유지하는 장소’다.
그 뒤로 조류 한 무리가 왠지 남 일 같지 않다는 듯 늘어서 있다. 아프리카대머리황새 역시 쓰레기장에 버려진 음식을 먹고사는 동병상련의 처지다. 쓰레기장에 먹을 것이 많아 호숫가로는 잘 돌아가지 않을 정도가 됐다. 인간이 망가뜨린 환경에 생활터전마저 바뀌어버린 운명이 안타깝다. 빈곤과 환경파괴의 악순환을 압축해 담아낸 듯하다.
정지혜 기자·EPA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