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지속될 경우 내년도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이 0.5% 감소할 것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했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미국과 중국이 전체 교역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4550억달러(약 535조원)가 증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G20(주요 20개국) 회원국 중 하나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GDP보다 큰 손실이다.
IMF는 지금까지 시행된 미국의 관세 부과 및 중국의 보복 조치만으로 내년 성장률이 0.3%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두 나라가) 자초한 상처이자 반드시 피해야 하는 것”이라며 “큰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급한 우선순위는 현재의 무역 긴장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최근 시행된 관세 장벽을 없애고, 어떤 형태의 장벽이든 추가로 설치하지 않는다면 그러한 손실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호무역주의 조치는 경제성장과 고용을 해칠 뿐 아니라 쉽게 살 수 있는 소비자 제품을 더 구매하기 어렵게 만들고, 불균형적으로 저소득 가계에 더 큰 피해를 준다”고 설명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IMF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올해 6.2%, 내년 6.0%로 제시했다. 지난 4월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6.3%, 내년 6.1%로 제시한 데서 각각 소폭 낮춰 잡은 것이다.
케네스 강 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약 무역이 위협을 받고 타격을 입으면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양국이 상대국 제품에 대해 고율관세를 부과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10일 2000억달러(약 235조6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인상했고, 중국은 6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고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베이징=이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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