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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장한 자연에너지 활용 땐 경제 활력되고 고용도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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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6-04 19:37:17 수정 : 2019-06-04 22: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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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다 데쓰나리 日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장 / 韓·日 GDP의 5% 에너지 수입에 써 / 태양광·풍력 등 이용 땐 환경에도 효과 / 기술혁신으로 태양광 등 갈수록 싸져 / 급부상한 축전지도 아직은 비싸지만 / 5년 지나면 에너지 시스템에 필수적 / 전력과 함께 모빌리티 분야도 바뀔것 / 사고지 주변 방사능 오염 가능성 관련 / 日,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주장 / 문제 갑상샘암 등 늘어나 신중한 자세 필요
“일본과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5% 정도를 에너지 수입에 사용한다. 자국에 존재하는 자연에너지를 활용하면 국내 경제순환도 원활해지고 고용도 창출한다. 자연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자연에너지 전도사’ 이이다 데쓰나리(飯田哲也) 일본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ISEP) 소장은 자연에너지의 장점을 이같이 말했다. 명문 교토(京都)대에서 원자력핵공학을 전공한 이이다 소장은 원자력 관련 기업, 연구소 등에서 근무하다가 태양광, 풍력 등 자연에너지의 중요성에 눈을 돌리고 2000년 이 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는 자연에너지 관련 정책 개발뿐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 기업 등과 연계해 새로운 발전(發電)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인터뷰는 4일 도쿄 신주쿠(新宿)의 연구소에서 진행됐다.

 

―왜 자연에너지인가.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자연에너지는 석유·석탄과 같은 화석연료, 원자력 에너지와는 달리 고갈되지 않고 무진장 존재하면서 환경폐기물 문제가 없다. 특히 양심에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일을 만든다는 요인도 있다. 화석연료·원자력 에너지가 천동설이라면 자연에너지는 지동설과 같다. 코페르니쿠스적 대전환을 맞고 있다.”

―향후 자연에너지와 함께 관심을 둬야 할 분야는.

“에너지 대변혁의 3대 기둥은 태양광, 풍력과 함께 발전 에너지는 아니지만 축전지(蓄電池)다. 기술혁신의 결과 과거 5년 풍력은 반값, 태양광은 5분의 1, 축전지는 4분의 1 수준의 속도로 싸졌다. 축전지는 아직 비싸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많지만 5년이 지나면 에너지 시스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페이스로 저렴해진다.”

이이다 데쓰나리 일본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장이 4일 자연에너지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축전지가 사용될 대표적 분야는.

“축전지를 발전시키는 것은 전기자동차(EV)다. 중국, 미국 등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에서 가솔린·디젤차는 감소하고 전기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대전환이다. 지금까지는 가솔린·디젤차와 자동차의 소유가 중심이었다. 앞으로는 전기차, 자동운전에 우버(Uber)와 같은 라이드 셰어링(Ride Sharing·차량 공유)이 결합한 새로운 시대가 된다. 전력 분야도 근본적으로 바뀌지만 모빌리티(Mobility) 분야도 바뀐다. 현대·기아차나 도요타자동차가 차를 만들어 팔던 기존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 쌍방향 전략네트워크에 인공지능(AI), 블록체인이 결합하면 공상과학소설(SF)과 같은 세상이 눈 깜짝할 사이에 현실이 될 수 있다.”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는 어떤 의미가 있나.

“세계사로 본다면 1979년 미국 스리마일 원전사고, 1986년 구(舊)소련 체르노빌 원전사고에 이은 문명사적 재앙이다. 일본은 에너지 사용 방식은 물론 정치, 사회 토대를 근본부터 바꿀 기회였다. 그런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칠레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같은 ‘쇼크 독트린’(Shock Doctrine·특정 소수 중심의 정책 밀어붙이기)으로 찬스를 잃고 있다. 아베 정권은 다시 경단련(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전력회사 등과 원자력 에너지 일변도 정책을 추진해가려고 한다. 히로시마(廣島)·나가사키(長崎) 원폭과 같은 민족적 기억으로 남게 된 후쿠시마 사건이 향후 좋은 형태의 에너지 전환, 정책 전환으로 이어질지는 우리 자신의 도전에 달려 있다.”

―아베 정권이 후쿠시마 사건을 잘 수습하고 있나.

“전혀 아니다. 점점 더 곤란해지고 있다. 노심(爐心)이 멜트다운(Melt Down·녹아버린)된 원자로를 냉각하기 위해 주입했던 오염수를 형식상 정화하고 있어도 트라이튬(3중 수소·원자핵 핵폐기물 일종)이나 그 외 다른 핵종(核種)이 (바다에) 방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정부와 도쿄전력은 트라이튬 등이 포함된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한다는 방침인데 후쿠시마 현민(縣民)은 맹렬히 반대하고 있다. 최대 문제는 핵물질이 원자로 내부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 정부와 도쿄전력은 핵연료를 꺼내서 보관한다고 하지만 절대 현실적이지 않다. 여기에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한 후쿠시마, 이바라기(茨城) 현 등의 토지 오염 문제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손해배상금액을 포함한 피해복구 예산규모를 당초 2조엔이라고 했으나 현재 21조엔이라고 한다. 민간 경제기관은 같은 기간 (정부 예상보다 많은) 5조엔에서 시작해 현재는 70조엔, 80조엔으로 예상한다. 결국 사고를 일으킨 도쿄전력은 어떤 책임을 지지 않고, 그 비용을 전 국민이 골고루 부담하게 되는 사회적 모럴 해저드가 되고 있다.”

―후쿠시마 주변의 방사능 오염 가능성은.

“실제 후쿠시마에서는 방사능 영향의 의심이 분명한 갑상샘암 등이 통계적으로 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런 것에 대해 예방적인 보다 신중한 자세가 결여돼 있다.”

―원자력발전의 전기요금이 싼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력발전의 전기요금은 점점 오르고 있다. 현재 십수엔 정도다. 원자력발전은 건설이 지연되면 될수록 코스트가 높아져 앞으로 15엔 이하의 원자력발전소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영국의 풍력발전은 현재 15엔정도다. 원자력발전이 10년 후에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는 가격과 이미 거의 같다. 일률적으로 단순히 말할 수 없지만 현재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석탄화력발전보다 저렴하다. 가장 싼 사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멕시코의 태양광발전 케이스로 1㎾h 당 2엔 정도다. 일본 전기요금의 10분의 1이다. 역사적 트렌드를 본다면 태양광·풍력은 점점 더 싸지고 원자력은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

―독일이 탈(脫)원전 선언 후 전기요금이 급등한 이유는.

“독일뿐 아니라 프랑스 등 유럽 전체의 전기요금이 오르고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화석연료 발전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 환경세 비중이 높다. 재미있는 것은 독일은 3, 4년 후가 되면 자연에너지 매입 시 지급했던 추가 비용이 감소한다. 2020년을 넘어서면 독일의 전기요금은 급속히 떨어진다. 20년 정도로 장기적으로 봐야지 단기적으로 보면 안 된다. 독일의 전기요금 상승은 미래를 위한 저축이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이이다 데쓰나리(飯田哲也) 일본 환경에너지정책연구소(ISEP) 소장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수난(周南)시 출생(60) ●교토대 공학부 원자핵공학과·교토대 원자핵공학 석사·도쿄대 첨단과학기술센터 박사과정 수료 ●원자력플랜트 기업인 고베(神戶)제강 근무 ●전력중앙연구소·스웨덴 룬드대 환경에너지시스템연구소 객원연구원·일본총합연구소 주임연구원 ●ISEP 설립·소장 취임(2000년∼현재)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발생 후 내각(內閣) 총합자원에너지조사회 위원·내각 원자력사고재발방지고문회의 위원·일본미래당 대표대행 등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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