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발을 진행한 주일(駐日) 한국대사관 정무 공사참사관 직위에 11명이 지원해 11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조만간 외교부는 최근 본부로 귀임하는 주일 대사관 홍모 정무공사참사관(대사관 서열 2위인 공사와 참사관 사이 직위) 후임 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예비조사에서 11명, 본조사에서 7명이 지원했다. 외교부는 이르면 금주 중 후임자를 확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외교 소식통은 “정무공사참사관 후임에 본부에서 과장이나 주요 공관 요직을 거친 우수한 인력들이 지원했다”며 “정무 공사참사관 직위 외에 주일 대사관 2, 3등 서기관 4자리에도 다수의 사람, 우수한 사람이 지원해서 이미 발령이 났다”고 설명했다. 해외 공관의 주요 직위 서열은 대사-공사-공사참사관-참사관-1·2·3등서기관 등의 순이다.
지난해 주일 대사관 정무과 서기관 3명의 후임자를 내부적으로 모집했는데 지원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팬 스쿨(Japan School·일본통) 몰락의 상징으로 잘못 알려졌었다. 특히 일본 당국과 매체는 이 소식을 인용해 문재인정부의 대일(對日)외교 노선을 비판하는 프레임(Frame)으로 악용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한국 측 인사를 만나면 “주일 대사관 근무 희망자가 없다는 것은 한국 정부의 일본 경시(輕視) 외교가 반영된 것 아니냐”고 한·일 관계가 경색된 책임을 한국 측에 돌리는 소재로 활용했다. 혐한(嫌韓) 성향의 인터넷 매체나 블로거들은 이 문제를 일본군위안부 문제,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과 연결해 우리 정부를 비난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이 일과 관련해 일본 사람들이 너무 비수를 꽂았다”며 “내부 규정상 본부 인력 확보 차원에서 그렇게 됐는데 재팬 스쿨의 몰락이라든지, 일본을 방치한다는 식으로 일본의 프레임으로까지 이용되니 참담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외교부가 본부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주일대사관 근무 기준을 강화한 결과, 일시적으로 지원자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일 대사관은 가·나·다·라로 구분된 재외공관 등급에서 최고 중 최고인 가1 등급으로 분류돼 나머지 공관과 분리돼서 별도로 선발 과정을 거친다. 형평성을 위해 가1 등급 공관 지원자가 탈락시 나등급 공관에 갈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보다 아래인 다 등급 또는 라 등급 공관으로 가게 돼 지원에 신중을 기한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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