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 씨스타 출신 효린(본명 김효정·28)이 과거 학교 폭력(줄여서 학폭) 가해자였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앞서 Mnet ‘프로듀스 X 101’ 윤서빈(20), 밴드 잔나비 멤버 유영현(27) 등도 과거 학폭 논란에 휩싸이며 활동을 중단한 가운데, 인터넷 상에는 “학폭은 심각한 범죄로, 피해자는 끔찍한 기억을 안고 평생 살아가야 한다. 그게 수년 전 일이라 해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는 주장이 힘을 모으고 있다.
실제 한 번 학폭 논란에 휘말린 연예인들은 다시 재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게 돼 ‘연예계 학폭주의보’, ‘학폭은 연예인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효린의 경우, 15년 전 학폭 논란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폭로가 확대되면서 소속사가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아직 누구의 말이 옳은지 확인이 되지는 않았다.
한 누리꾼 A씨가 지난 25일 “중학교 3년 내내 효린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처음 논란이 시작됐다. A씨는 3년간 효린으로부터 옷과 현금 등을 빼았겼고, 폭행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15년이 지난 아직도 TV에 (효린이) 나오면 밥을 먹다가도 갖다 버리고 노래도 전혀 안 듣고 꿈에 나오면 항상 가위가 눌린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학폭 가해자가 떳떳하게 티비에 나와 이미지 세탁하고 활동하는 꼴 보기 정말 역겹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같은 날 효린 소속사 브리지 측은 “현재 효린 본인이 15년 전 일이라 기억이 선명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피해자를 직접 찾아뵐 생각이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첫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A씨의 글이 삭제되자 태도를 180도 바꿨다. 같은 날 브리지 측은 “앞서 게시됐던 효린의 학폭 주장 게시글이 조금 전 아무런 예고 없이 삭제됐다”라며 “명백히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일방적인 주장으로 지난 10년간 한 길을 걸어온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명예는 이미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연예계 활동에도 심각한 지장을 초래했다”며 명예훼손죄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후 A씨가 다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사가 뜨고 몇 시간 뒤 효린으로부터 다이렉트 메시지 답장이 왔다”라며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데 연락처 좀 보내줄 수 있겠냐고 하더니 연락이 없다. 중학교 동창들에게 연락처를 묻고 다닌다고 하길래 직접 연락처를 남겼지만 감감무소식”이라고 전했다.
A씨는 또 “네이트에서 내 IP를 차단했다”고 의미심장하게 밝힌 뒤 “(효린은) 만나서 연락하자더니 연락 없이 고소 입장으로 변경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추가 폭로글과 함께 다른 피해자들과 나눴다는 카카오톡(카톡) 메시지 사진도 공개했다. 해당 카톡 이미지엔 효린으로부터 과거 야구 점퍼, 가방 등을 빼앗겼다는 피해 사례가 열거 돼 있다.

26일 또 다른 피해 폭로글과 함께 카톡 이미지도 게재됐다. 본인이 A씨의 글에 포함된 당사자라고 소개한 B씨는 “효린은 가방, 옷, 신발 등 하루만 빌려달라며 가져간 뒤 몇 날 며칠을 입고 다녔다”라며 “돌려 줄 생각이 없었는지 (물건을) 받으러 가면 없다고 ‘선배가 빼앗아 갔다’는 등 거짓말을 했다. (내가)달라고 하면 ‘XXX아 준다고’ 등 온갖 욕설을 퍼부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놀이터에서 무리 지어 있던 효린은 ‘오늘은 너 누구한테 처맞을래’라며 두려움에 떨게 했고 이유 없는 폭력을 당해야 했다”며 “(효린 무리에)폭행을 당해 눈에는 핏줄과 멍이, 입술은 부풀어 올라 피가 고였다. 엄마가 쫓아가신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누리꾼 C씨의 폭로도 있었다. 그는 “교실에서 자습하고 있는데 효린이 어떤 여자애 한 명을 주먹으로 엄청 때렸다. 그건 여중생 파워(힘)가 아니었다”면서 “급식 먹을 때 느긋하게 와서는 맨 앞줄에 서는 건 다반사였고 그냥 ‘일진’이었는데 TV에 나와서 유기견들 돌보며 선량하고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이미지로 나와서 충격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15년이 지나 해당 사실을 폭로한 C씨는 “솔직히 처음 씨스타 데뷔했을 때도 중학교 때랑 너무 달라서 효린인 줄 몰랐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잔나비 멤버 유영현은 지난 2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로부터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의 글이 올라와 팀에서 탈퇴했다.
잔나비 소속사는 추가 논란을 키우지 않고 “유영현이 잘못을 깊게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과거 저지른 잘못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향후 활동을 중지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밝혀 주목 받았다.
‘프로듀스 X 101’ 첫 방송에서 ‘1위 의자’에 앉으며 화제를 모았던 윤서빈(본명 윤병휘)은 지난 5일 그가 중학생 시절 일진이었다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게재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글쓴이는 “광주에서 윤병휘(윤서빈의 본명)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거다. 중학교 때부터 학교폭력을 일삼는 일진이었다”고 밝힌 뒤 윤서빈이 과거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후 연습생들의 인성과 품행을 우선시 한다는 JYP엔터테인먼트는 즉각 윤서빈과의 계약 해지를 알렸고, ‘프로듀스 X 101’ 측도 그의 하차를 알렸다. 윤서빈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착잡한 심경을 밝히기도.
이후 일부 팬들은 윤서빈의 일진설은 왜곡된 것이라며 구명에 나섰다. 지난 15일 온라인 윤서빈 갤러리에는 “윤서빈의 여러 지인들과 선생님의 증언을 종합한 결과 윤서빈은 한때 술과 담배를 했던 적이 있지만 공통적으로 ‘학교폭력과 관련된 일은 있었던 적 없다’고 한다. 그로 인한 학교폭력 위원회가 열린 적도 없다”라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이렇듯 5월 한 달간 연예계는 학폭·일진설 논란으로 뜨거웠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학교폭력 가해자가 사회에서 버젓이, 그것도 연예인으로 활동 못하게 하는 일은 어찌 보면 인터넷의 순기능”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학폭 가해자의 연예계 퇴출은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청소년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순기능도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다만 연예인 퇴출에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익명의 폭로 글에 대한 ‘팩트체크’는 반드시 전제돼야 할 것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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