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공공예술단체 ‘미래도서관’(Future Library)에서 주관하는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소설가 한강(사진)이 25일(현지시간) 한 세기 뒤에 출간할 미공개 소설 원고를 재단 측에 전달했다.

2014년 시작한 미래도서관 사업은 100년간 매년 1명씩 작가 100명의 미공개 작품을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 숲에 100년간 심어둘 나무 1000그루를 사용해 2114년 출판하는 공공예술 프로젝트다. 한강은 다섯 번째 참여 작가이며 아시아 작가로는 처음이다.
한강은 이날 오슬로 외곽 ‘미래도서관 숲’에서 열린 원고 전달식에서 한국에서 가져온 흰 천으로 미공개 ‘한글 원고’를 싸맨 뒤 ‘미래도서관 프로젝트’를 만든 스코틀랜드 예술가 케이티 패터슨에게 넘기고 제목을 발표하는 의식을 가졌다. 이날 한강이 공개한 소설 제목은 ‘사랑하는 아들에게’. 분량과 내용, 주제의식 등은 모두 비밀로 한 채 원고가 봉인돼 오슬로 도서관에 보관된다.
한강은 최신작 일부분을 노르웨이 소녀와 함께 낭독한 뒤, 올해의 작가로 선정됐을 때 발표한 “마침내 첫 문장을 쓰는 순간, 나는 백 년 뒤의 세계를 믿어야 한다”로 시작하는 소감문도 다시 한번 읽었다.
한강은 흰 천을 사용해 원고를 봉인한 의미에 대해 “숲과의 결혼, 또는 재탄생을 기다리는 장례식, 또는 한 세기 동안의 긴 잠을 위한 자장가”라고 설명했다.
조용호 문학전문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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