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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이즈 백’·‘로지’… 어두운 현실, 모성으로 밝히다

입력 : 2019-05-09 21:00:11 수정 : 2019-05-09 21: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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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일상 속 가족들의 분투기 담아
영화 ‘벤 이즈 백’의 주인공 홀리(왼쪽 사진)와 ‘로지’의 주인공 로지. 이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모성애를 잃지 않는다. 팝·BoXoo엔터테인먼트 제공

모성이란 거울로 미국과 아일랜드의 어두운 현실을 비추는 두 영화가 관객들을 맞는다.

9일 개봉한 미국 영화 ‘벤 이즈 백’은 재활원에서 약물 중독 치료를 받는 아들 벤이 크리스마스 전날 예고 없이 집에 오면서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벤의 엄마 홀리를 맡은 배우 줄리아 로버츠가 모성애를 절절하게 그려낸다. 그는 다른 가족들과 달리 아들에 대한 사랑과 신뢰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

영화 속에는 약물 중독자들의 피폐한 삶과 죽음, 가족들의 고통이 가감 없이 묘사된다. 마약성 진통제 남용이란 미국 사회의 문제를 들춰낸다. 벤은 어린 시절 사고로 치료를 받다가 마약성 진통제를 과다 복용해 약물 중독자가 된다.

 

피터 헤지스 감독의 자전적 경험도 담겨 있다. 헤지스 감독의 어머니는 한때 알코올 중독자였다고 한다. 벤을 열연한 루카스 헤지스는 헤지스 감독의 아들이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아일랜드 영화 ‘로지’는 수도 더블린의 치솟는 집세를 감당하지 못해 하루아침에 거리로 내몰린 한 가족의 고군분투기를 그린다. 주말을 앞두고 2일간 벌어지는 이야기다.

“안녕하세요. 방 있나요? 가족실이요.” 주인공 로지의 하루 일과는 세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준 뒤 막내딸을 돌보며 이런 전화를 돌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집은커녕 하룻밤을 보낼 호텔 방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 비슷한 처지의 가족들이 줄을 섰기 때문. 로지는 남편에게 “우리는 노숙인이 아니야”라며 눈물을 훔친다.

이 영화도 아일랜드의 현실을 반영한다. 아일랜드 일간 아이리시 이그재미너는 올해 2월 “집세가 2008년 최고치보다 31% 더 높다”면서 “거의 1만명이 응급 숙소에 갇혀 있는데 대부분 집세 급등으로 살고 있던 곳을 포기해야 했던 사람들”이라고 보도했다.

두 영화를 보다 보면 한국 사회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마약 중독과 양극화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기도 하다.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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