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청소년 거의 대부분(96.2%)은 남자와 여자가 모든 면에서 평등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남녀 모두 높은 성평등 의식을 갖고 있었는데요.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1일 발표한 2019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여학생의 97.8%, 남학생의 94.8%는 남녀의 평등한 권리를 지지했습니다.
특히 남학생은 2013년 같은 질문에 88.2%가 그렇다고 응답한 이후 해마다 수치가 증가하면서 성평등 의식이 꾸준히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권의식을 조사하기 위한 '모든 사람들은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질문에는 청소년의 95.8%가 동의했으며, 표현의 자유 역시 동의비율이 해마다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청소년은 결정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생각에 따라야 한다는 견해에는 70.6%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는데요. 여학생은 74.6%가 반대했고, 남학생의 반대 비율은 66.8%였습니다.
청소년들이 추구하는 인식에 비해 우리 사회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청소년들은 우리사회에 대한 신뢰도 점수를 10점 만점에 5.38점을 매겼는데요. 사회적 이슈나 쟁점, 정치문제에 대한 관심도도 4.93점에 머물렀습니다.
◆여학생 97.8% "남녀 평등한 권리 지지한다"
한편 최근 우리사회에 남녀갈등(젠더갈등)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각종 수치로도 증명되고 있는데요.
국가미래연구원이 한 분석전문업체를 통해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회 이슈 가운데 남녀 갈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분석 대상은 2017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년6개월간 대중매체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달린 빅데이터 1억2000만 건이었습니다.

사회 분야에서는 '성(性)'에 관한 이슈는 상위 10위 중 6개로 나타났습니다.
이 중 ‘미투 운동(나도 당했다)’은 2위에 올랐는데요.
4위인 ‘구하라 남자친구 폭행 사건’과 5위 ‘이수역 폭행사건’은 남녀 간에 벌어진 폭행 사건으로 특히 이수역 사건의 경우 사건의 경위를 둘러싼 치열한 남녀 공방이 일었습니다.
6위에 오른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 사건’, 7위 ‘낙태죄 폐지 논란’ 등도 젠더와 관련한 남녀간 논쟁으로 번졌습니다.
◆사회 다양한 이슈 중 '남녀갈등'이 차지하는 비중 가장 높아
이런 젠더 갈등은 특정 법안 입법 과정서도 표출되고 있습니다.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 한 언론사의 의뢰를 받아 전국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여성폭력방지법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조사한 결과(신뢰수준 95%·표본오차 ±4.4%포인트), 찬성 60.7%, 반대 25.4%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이 법안은 '여성폭력'을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지속적 괴롭힘 행위, 친밀한 관계에 의한 폭력,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폭력 등으로 규정했습니다. 성별에 따른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유치원부터 전 학령에 걸쳐 학교에서 여성폭력 예방교육도 받도록 했는데요.

특히 20대와 30대 여성의 찬성 여론이 각각 91.5%, 75.2%로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20대 남성(26.2% vs 61.7%)과 30대 남성(32.3% vs 50.6%)에서는 반대 여론이 더 많아 상반된 결과를 보였습니다.
리얼미터는 “여성폭력방지법에 대해 20대와 30대 남녀 간의 입장이 극명하게 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2030대에서 남녀간 성 갈등이 매우 심각하다는 것을 드러낸다“고 분석했습니다.
전문가는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남녀갈등과 같은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상호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이 필요하고, 서로 입장 바꿔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부연했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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