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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없인 연애도 어려운 시대?" 연인과 갈등 초래하는 '데이트 비용'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19-04-20 05:00:00 수정 : 2019-04-18 09: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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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비용 문제로 인해 남녀가 헤어질 수도 있다"는 인식(16년 71.1%→18년 77%) 증가세 / 10명 중 7명 "데이트 비용 더치페이하는 문화 활성화할 필요 있어" / "데이트 비용, 성별 떠나 경제적 여유 있는 사람이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의견 가장 많아

연애를 할 때면 상대방을 위해 무엇이든 해주고 싶은 마음을 누구나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어느 정도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어야만 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안타깝지만 '연애도 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듯한 모습입니다.

 

실제 데이트 비용 때문에 고민하거나, 연인과 갈등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그만큼 데이트 비용이 적지 않은 부담감과 스트레스를 가져다 준다고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데이트 비용으로 인한 갈등 때문에 연인과 헤어지는 일도 벌어집니다.

 

물론 데이트 비용 때문만으로 헤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연인관계에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여성이 더치페이하는 모습을 그린 일러스트. R25 화면 갈무리

 

성인 10명 중 8명은 “데이트 비용 문제로 인해 남녀가 헤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연애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데이트 비용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데이트 비용에 대한 부담감은 남녀관계의 결별까지도 야기할 만큼 연애를 할 때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77%가 데이트 비용 문제로 인해 남녀가 헤어질 수도 있다는데 공감한 것입니다.

 

이같은 생각은 2016년 조사(71.1%)에 비해서도 증가한 것으로, 경제적 문제가 남녀관계에 끼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는 해석을 가능케 합니다. 특히 여성(남성 70.4%, 여성 83.6%)과 젊은 세대(20대 84%, 30대 84.8%, 40대 72.4%, 50대 66.8%), 미혼자(미혼 84.3%, 기혼 71.6%)가 데이트 비용이 연인들의 결별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인식을 보다 많이 드러냈는데요.

 

미혼자의 경우 현재 애인 유무와 관계 없이 데이트 비용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헤어질 수 있다는 생각(애인 있음 85.6%, 애인 없음 82.9%)을 공통적으로 많이 하는 것도 두드러졌습니다.

 

반면 데이트 비용 문제로 남녀가 헤어지는 것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응답자는 전체 10명 중 2명(20%)에 그쳤습니다.

 

실제 데이트를 하면서 데이트 비용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갈등과 고민을 겪었던 경험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먼저 10명 중 4명(41.8%)은 데이트 비용 문제 때문에 연인과 이야기를 해야만 했던 상황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는데, 이런 경험은 미혼자(미혼 51.7%, 기혼 35.5%)와 젊은 층(20대 57.2%, 30대 52.4%, 40대 33.2%, 50대 24.4%)에게서 많은 편이었습니다.

 

최근 ‘더치페이’ 문화가 정착되어가고, 데이트 비용에 민감해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는 만큼 아무래도 한창 연애를 할 시기인 사람들이 데이트 비용 문제에 대해 연인과 의견을 나눠야만 했던 경험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전체 응답자의 34.9%가 데이트 비용이 부담돼서 데이트를 미룬 적이 있었다고 응답했으며, 10명 중 2명(20.6%)은 데이트 비용 때문에 연인과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 나아가 데이트 비용 문제로 연인과 헤어졌거나,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응답자(19.1%)도 결코 적지 않았는데요. 10명 중 3명 정도(28.8%)는 자신 또는 연인의 가정형편 때문에 헤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데이트 비용 스트레스 원인 될 수 있다"…여성·젊은층·미혼자 공감 많이 해

 

이처럼 데이트 비용은 남녀관계에 작지 않은 고민거리를 가져다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10명 중 8명(80.8%)이 연애를 할 때 데이트 비용도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특히 이런 인식이 더욱 높아졌다(16년 73.8%→18년 80.8%)는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는데요.

 

앞서 데이트 비용 문제 때문에 헤어질 수도 있다는 응답을 많이 했던 여성(남성 76%, 여성 85.6%)과 젊은 층(20대 86.4%, 30대 85.6%, 40대 78.8%, 50대 72.4%), 미혼자(미혼 84.1%, 기혼 77.9%)가 데이트 비용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데도 더 많이 공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데이트를 할 때 비용에 신경 쓰는 것을 두 사람의 애정이 식은 것이라거나(24%), 데이트비용을 보면 상대방이 나를 대하는 사랑의 크기를 알 수 있다(24.2%)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적었지만, 데이트 비용이 상당한 고민거리가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특히 외모가 준수한 연인을 만나려면 더 많은 데이트 비용을 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22.7%) 보다는 나이가 어린 연인을 만나려면, 데이트 비용을 좀 더 많이 내야 할 것 같다는 생각(54.8%)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이렇게 전반적으로 데이트 비용에 대한 고민이 많다 보니 경제적 상황을 이유로 연애를 피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은 모습이었습니다.

 

전체 2명 중 1명(48%)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자신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으면 연애를 시작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이런 생각은 성별(남성 45.2%, 여성 50.8%)과 연령(20대 49.6%, 30대 51.2%, 40대 45.6%, 50대 45.6%)에 관계 없이 비슷했습니다.

 

그만큼 데이트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전체 63.1%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데이트 비용에 너무 민감한 것 같다고 바라보기도 했는데요.

 

다만 대부분(83.8%)의 사람들은 데이트 비용 문제는 서로 기분이 상하지 않게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고민이기 때문에 대화를 하면서 충분히 의견을 조율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더치페이’ 문화의 확산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10명 중 7명(69%)이 앞으로 데이트비용에서만큼은 더치페이를 하는 문화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상대적으로 50대(75.6%)와 기혼자(74.1%)의 의견이 많은 것도 특징이었습니다.

 

◆2명 중 1명 "호감가는 이성 생겨도 경제여건 좋지 않으면 연애 안 할 것 같다"

 

그렇다면 남녀관계에서 발생하는 데이트 비용은 어떻게 지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을까요?

 

가장 많이 나온 의견은 성별과 상관 없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38.3%)는 주장이었습니다. 서로에 대한 마음이 깊은 관계인만큼 경제적인 상황이 괜찮은 쪽에서 좀 더 많이 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이런 인식이 지난 조사 때보다 더 많아진(16년 32.5%→18년 38.3%)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여성(남성 31.6%, 여성 45%)과 젊은 층(20대 42.4%, 30대 41.6%, 40대 36.8%, 50대 32.4%)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이 더 많은 데이트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내비쳤습니다.

 

특히 현재 연애 중인 미혼자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쪽이 더 많이 내야 한다는 인식(45.6%)이 확고하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그 다음으로 남자가 여자보다는 데이트 비용을 좀 더 많이 내야 한다(29.6%)는 의견과 남녀 모두 똑같이 내야 한다(27.9%)는 의견이 비슷한 수준이었는데요. 남자가 더 많이 데이트 비용을 내야 한다는 생각은 중장년층(20대 20.4%, 30대 24.4%, 40대 33.2%, 50대 40.4%)에서, 남녀 모두 똑같이 내야 한다는 생각은 젊은 층(20대 33.2%, 30대 30%, 40대 26%, 50대 22.4%)에서 보다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남성의 경우 데이트 비용을 남자가 여자보다 좀 더 많이 내야 한다(남성 36.2%, 여성 23%)는 생각을 스스로가 많이 하는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었습니다.

 

◆데이트 비용 전혀 내지 않는 것도 '데이트폭력'일까?

 

2030대 남녀 10명 중 8명은 데이트 비용으로 연인과 다툰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는데요.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미혼남녀 총 422명(남 205명, 여 217명)을 대상으로 '데이트 비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3.2%가 데이트 비용으로 인해 연인과 사이가 틀어진 적이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데이트 비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식사, 음주 등의 식비'(58.8%)였습니다. 이어 '영화, 공연 등의 문화생활비'(25.6%), '숙박비'(7.6%), '커피, 케이크 등의 디저트비'(5.5%) 순이었는데요.

 

1회 데이트 비용(2인 기준)은 평균 6만3495원으로 집계됐습니다. 금액대별로 살펴보면 '5만원 이상~7만원 미만'이 69.2%로 가장 높았으며 '7만원 이상~10만원 미만'(17.8%), '3만원 이상~5만원 미만'(8.1%)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한편 앞서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0대 청년 남성들의 어려움이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라며 "래퍼 산이 '페미니스트' 가사가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해 12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왜 군대는 안 가냐. 데이트할 때 돈은 왜 내가 내! 그럼 결혼할 때 집값 반반'이라며 산이 '페미니스트' 가사 일부를 적으며 이같이 밝혔는데요.

 

그는 "요즘 20대에겐 남자는 2년간 군복무하는 동안 여성은 일찍 사회에 진출한다"며 "군복무 남성에 대한 보상은 없는데, 여성은 2년 정도 돈 벌 기회가 먼저 생기는 것이다. 과거에 비해 줄었겠지만 여전히 데이트 비용 남자가 더 낸다. 술자리 같이 해도 남자가 비용 부담 더 한다. 결혼 비용도 3~4배 남자가 더 많이 낸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사실들은 50대인 본인의 젊은 시절이나 지금이나 똑같지만 과거에는 남자들이 다 취직이 잘 되었기 때문에 저런 문제들은 감수할만했다"며 "하지만 요즘은 남자들도 취직이 극히 어렵다. 문재인 정부 들어와 더 안 된다. 최악이다. 20대 남자들이 아주 어려워져 과거에는 문제가 안되었던 문제가 이제는 차별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하 최고위원은 "젠더 문제 본질은 결국 남녀 공평성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과거에는 여성 차별이 문제였다면 이제는 남성들도 차별받고 있다는 의식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데도 사회는 여전히 차별받는 것은 여성이라는 강고한 도그마가 자리 잡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존재 이유도 이런 여성 차별 이데올로기에 근거하고 있다"며 "20대의 남성들 현실은 자랄 때도 우대받지 않았고 지금도 우대는커녕 차별받고 있는데, 사회는 20대들에게 '너희들이 여성들을 억압하고 있어' 하니 사회에 대한 반발심이 커지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도 변화된 시대상을 모르니 20대들도 반문 정서도 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요즘 20대 남자애들 고민이 이해가 잘 안되면 산이 노래 한번 들어보라"며 "저도 한번 따라 불러 봤는데 할만하다"라며 산이 '페미니스트' 노래를 공유해 주목을 받았습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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