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 진주의 아파트에서 조현병 전력이 있는 40대 남성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사망한 이들이 어린아이와 여성, 노인 등 약자로 드러났다.
안모씨(사진·42)는 17일 오전 4시30분쯤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 4층 자신의 집에 불을 질렀다.
이후 안씨는 불을 피해 대피하는 아파트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그 결과 사망자는 5명에 달했는데, 모두 안씨보다 힘이 약한 노인과 여성, 어린아이었다.
남성은 74세 황모씨가 유일했다.
이외에 이모(56)씨와 김모(64)씨, 최양(19), 금모(11)양 등 여성 4명이 숨졌다.
흉기 부상자 5명 중에서도 차모(41)씨와 강모(53)씨, 김모(72)씨, 조모(31)씨는 여성이었다.
정모(29)씨만 20대이자 남성이었다.

이에 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진주 아파트) 살인범의 범행이 비교적 계획적”이라며 “애초 살해할 동기가 없었다면 계단에서 어느 방향에서 사람들이 뛰어나올지 예견하고 기다렸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10층짜리 복도식 임대 아파트인 이 건물은 승강기와 복도 출입구가 1곳뿐이다.
안씨는 2∼4층의 복도와 계단 등을 오가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흉기에 찔린 사상자 외에도 주민 8명이 화재로 발생한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안씨의 집에 난 불은 소방차(아래 사진)과 인력을 동원한 소방당국에 의해 20분 만에 진화됐다.
그는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한 시민은 “안씨가 경찰에 체포돼 잡혀가면서도 ‘다 죽었다’고 했는지, ‘다 죽인다’고 했는지 고함을 질러댔다”고 끔찍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이날 안씨는 체포 당시 "임금체불 문제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지만 경찰 조사 결과 그는 직업 없이 홀로 살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변호사를 불러 달라”고 요구하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경찰은 층간 소음으로 인한 다른 주민과 갈등, 안씨의 정신과 치료 전력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실제로 안씨가 과거 윗층집을 찾아가 초인종을 눌러 위협하거나 오물을 투척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 영상(위에서 첫번째, 두번째 사진)으로도 확인됐다.
김정호 온라인 뉴스 기자 Ace3@segye.com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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