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뒤 ‘스타성’을 겸비하며 잘 나갔던 ‘친구’들이 음란물 촬영이나 유포 스캔들에 연루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앞서 이른바 ‘섹스 동영상’ 촬영·유포 혐의로 구속된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씨와 10일 음란물 유포 피의자로 경찰에 소환된 가수 로이킴(본명 김상우)을 두고 하는 말이다. 두 사람이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하며 친분을 쌓았으며 방송을 통해 각별한 우정을 뽐낸 터라 팬들의 실망도 더욱 큰 상태다.
◆깔끔한 이미지의 로이킴마저 음란물 유포 혐의 받아 충격
이날 오후 2시 로이킴은 검은 정장 차림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나 “저를 응원해주시고 아껴주신 팬들과 가족,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진실되게 성실히 조사를 잘 받고 나오겠다”고 말했다. 이어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함구한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로이킴은 정씨 등이 포함된 카카오톡 대화방에 음란물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정준영 카톡방’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로이킴의 음란물 불법 유포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등과 함께 한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2015년 말 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동영상과 사진을 지인들과 수차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준영이 총 11차례 불법 촬영물을 유포한 사실을 확인했다.

◆‘잘못된 우정’에 추락한 ‘슈퍼스타’들
두 사람의 인연은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시즌4에 출연하며 우정을 쌓았다. 두 사람은 ‘먼지가 되어’ 등 각종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이며 친분을 뽐냈고 훤칠한 외모와 개성있는 성격으로 많은 팬이 생겼다. 그 덕에 시청자 투표로 우승자를 뽑는 해당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로이킴은 우승을 차지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미국의 한 명문대를 다니면서도 꾸준히 앨범을 발표하는 등 ‘엄친아’ 이미지로 발매하는 곡마다 차트 1위 등을 차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정씨도 당시 최종 3위까지 오르며 연예계의 주목을 받은 뒤 각종 예능 프로그램과 영화 등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했다.
승승장구하던 두 사람의 추락 뒤에는 ‘잘못된 우정’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음란물을 불법으로 촬영하고 유포하는 것이 지인 사이에서 우월감과 소속감을 느끼는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두 사람이 평소 방송에 출연해 ‘진실성’을 어필해왔기에 팬들의 배신감은 더 클 수밖에 없어 보인다.
경찰은 정씨가 관계된 몰카 동영상이나 사진을 공유한 카카오톡 대화방은 총 23곳에, 참여 인원은 16명에 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정준영 단톡방’ 때문에 덜미를 잡힐 연예인은 로이킴 외에도 더 있을 것으로 관측되며 수사의 방향이 어디로 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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