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집권 자민당 거물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와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7일 실시된 통일지방선거에서 지역구 내 자당(自黨) 추천 후보가 패배하는 굴욕을 당했다.
8일 일본 매체에 따르면 우리에게 망언(妄言) 제조기로도 유명한 아소 부총리 지역구가 속한 후쿠오카(福岡)현 지사 선거에서 아소 부총리가 전폭 지원한 자민당 추천의 다케우라 가즈히사(武內和久) 후보가 현직 오가와 히로시(小川洋) 후보에게 참패했다. 다케우라 후보의 득표수(3만4000여표·99% 개표 기준)는 오가와 당선인(12만9000표) 득표수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아소 부총리 주도로 자민당이 추천한 다케우라 후보는 현(縣)출신 중의원 의원 과반수가 반란을 일으킨 데다가 선거 종반 불거진 쓰카다 이치로(塚田一郞) 전 국토교통성 부대신(副大臣)의 야마구치(山口)∼후쿠오카 도로 손타쿠(忖度·공식 지시 없이 미루헤아려 행동함) 추진 발언으로 여당 내 비판도 제기되면서 고배를 마셨다. 아소 부총리는 7일밤 다케우라 후보의 패배가 확실해지자 “정말 좋은 후보였다. 우리의 역부족이었다.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당직 서열 2위인 니카이 간사장의 지역구인 와카야마(和歌山) 현 니보시(御坊)시의 현(縣)의원 선거에서는 자민당 9선 현역 현의원이 일본공산당 신인 후보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한 것을 일본 매체들이 비중 있게 다뤘다.
다케시타 노보루(竹下登·1924∼2000) 전 총리 일가의 정치적 영향력이 막강한 시마네(島根)현지사 선거에도 자민당이 추천한 후보에 반발해 현내 자민당 소장파들이 옹립한 무소속 신인인 마루야마 다쓰야(丸山達也) 후보가 당선돼 다케시타왕국이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여야가 격돌한 홋카이도(北海道)지사 선거에서는 공동여당인 자민당·공명당이 추천한 38세의 스즈키 나오미치(鈴木直道) 전 유바리(夕張)시장이 야권의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공산당, 자유당, 사민당 5당이 후원한 이시가와 도모히로(石川知裕·45) 전 중의원을 누르고 승리해 화제의 인물로 부상했다.
도쿄=김청중 특파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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