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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4인방 활약 인기 비결… 먹방계 ‘무한도전’ 꿈꿔”

입력 : 2019-04-01 21:21:31 수정 : 2019-04-01 21: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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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TV ‘맛있는 녀석들’ / 4년 넘게 연출한 이영식 PD /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에 편성 / 국내 예능 프로그램 중 첫 진출 / 맛집 소개보다는 음식에 포커스 / 진짜 배고파 먹는 모습서 진정성 / 시청자들이 식상함 느낄까 걱정 / 50만 유튜버와의 소통법 찾는중

맛있게 먹을 줄 아는 자에겐 모든 곳이 맛집이다. 맛없는 것도 맛있게, 맛있는 건 더 맛있게, 먹었다 하면 제대로 먹는 개그맨 4인방. 그들이 먹방(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다. 코미디TV의 ‘맛있는 녀석들’의 이야기다.

‘맛있는 녀석들’은 2015년 1월 30일 방송을 시작했다. 초반에는 많은 관심을 끌지 못했다. 덩치 큰 4명의 개그맨들이 나와서 음식 먹는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음식점을 소개하거나 예쁘게 카메라에 담지 않았다. 누가 더 많이 먹는지 경쟁하지도 않았다. 오직 먹기만 한다.

코미디 TV ‘맛있는 녀석들’을 연출하고 있는 이영식 PD는 “뚱4가 진짜 배고파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시청자들께서 좋아해주신다”라며 “건강하게 열심히 먹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복진 기자

그런데 그게 ‘통’(通) 했다. 다른 먹방 프로그램들이 시대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종영됐지만, ‘맛있는 녀석들’은 여전히 방송 중이다. 진화까지 했다.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 ‘넷플릭스’에 진출했다. 지난 2월 18일 ‘베트남음식&태국음식’ 편을 시작으로 1일 현재 33개 에피소드가 넷플릭스에 공개돼 있다. ‘맛있는 녀석들’ 본방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통해 공개된다. 넷플릭스에는 하루 뒤인 토요일 해당 방송이 편성된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이 넷플릭스에 다시 방송되는 것은 ‘맛있는 녀석들’이 처음이다. 특히 방송을 시작한 지 4년이 지난 프로그램이 넷플릭스에 편성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이례적이다. 연출을 맡고 있는 이영식(44) PD는 “출연진이 진짜 맛있게 먹기 때문에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PD는 프로그램에서 ‘영식이형’으로 불린다. 그를 최근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방송을 200회 넘게 했는데, 넷플릭스에서 편성하겠다고 해 저희도 신기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지금 가장 ‘핫’한 플랫폼이고 ‘핫’하지 않으면 다루지 않는데, 우리를 가져간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방송한 지 4년이 넘는데도, 처음과 같이 지금도 계속 힘 있게 달리고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 PD는 특히 ‘뚱4’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 ‘뚱4’는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개그맨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을 가리키는 별명이다.

“뚱4는 진짜 먹어요. 방송이라고 해서 억지로 먹는 게 아니라, 진짜 먹고 싶어서 먹는 겁니다. 배고파서 엄청 먹습니다. 뚱4는 자신들이 좋아하는 걸 하고, 거기서 진정성이 나오고, 시청자들은 그런 진정성 있는 모습을 좋아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 PD는 “준현이는 일요일보다 (‘맛있는 녀석들’을 촬영하는) 목요일을 더 기다리고, 민상이는 ‘맛있는 녀석들’ 촬영 준비를 위해 씻을 때부터 즐겁다고 한다”며 멤버들 모두 진심으로 촬영을 즐긴다고 귀띔했다.

‘뚱4’는 각자의 별명을 가지고 있다. 맏형 유민상은 ‘이십끼형’이다. 문세윤이 “민상이형은 KBS 공개 개그맨 20기”라고 말한 게 별명이 됐다. 김준현은 ‘김프로’다. 먹는 게 프로다워서다. 김민경은 유일한 여성이지만 다른 3명과 비교해 밀리지 않을 정도로 잘 먹어 ‘민경장군’이라 불린다. 문세윤은 나이가 가장 어려 ‘막둥이’이다.

뚱4의 별명은 멤버들이 방송에서 한 말이나 행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촬영 날 먹는 음식이나 식사를 하러 이동하는 방법 또한 멤버들의 말과 행동에 따라 결정될 때가 많다. 삼시몇끼, 혼밥특공대, 뚱톡스 프로젝트, 제육대회 등의 특집도 이렇게 만들어졌다. 맛집 소개나 레시피 공개에 치중하는 기존 먹방과 다르다. 마치 MBC의 ‘무한도전’을 보는 듯하다.

“먹방계의 ‘무한도전’을 꿈꾸고 있습니다. ‘맛있는 녀석들’은 먹방이지만, 본질은 예능이고 버라이어티입니다. 먹는 걸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다양한 걸 많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특집도 많고요.”

한 프로그램을 4년 동안 이끌다 보니 고충도 적지 않다. 시청자들에게 식상함을 줄 수 있다는 걱정이다. “‘식상하지 않을까’라는 게 최근 가장 큰 고민입니다.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 중이죠. 최근 시청자들 추천 맛집을 아이템으로 선정한 이유도 그런 모습 중 하나입니다. 우리에게는 50만 유튜버들이 있습니다. 요즘에는 그분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게스트에 대해서도 말을 아끼지 않았다.

“방송에 출연하겠다고 하면 말리지 않습니다. 허영만 선생님이나 박보영, 박해진씨도 먼저 연락이 와서 출연했습니다. 최근에 이정재씨도 맛있는 녀석들을 재미있게 잘 보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습니다. 오신다고 한다면 적극 환영합니다.”

인터뷰를 마무리할 무렵 이 PD는 시청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뚱4가 먹는 모습을 보고 시청자들이 즐거워하시면 그게 저희들의 행복입니다. 멤버 변동 없이 ‘뚱4’ 그대로 건강하게 프로그램을 열심히 찍겠습니다.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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