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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한번 불렀을 뿐인데… 77세 '미쳤어 할아버지'의 인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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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3-26 14:12:03 수정 : 2019-03-26 18: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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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노래로 전국노래자랑 초토화한 ‘미쳤어 할아버지’
노래 부르는 지병수 할아버지. KBS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지난 24일 방송된 KBS 전국노래자랑(서울 종로구 편)에서 가수 손담비의 2008년 발표곡 ‘미쳤어’를 불러 인기상을 탄 할아버지가 있다. 지병수(77) 할아버지는 무대에서 탁월한 박자 감각과 흥이 넘치는 무대 매너로 노래를 소화해 스타가 됐다.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전국노래자랑 무대를 초토화했다”며 곡명을 따 ‘미쳤어 할아버지’라는 별명을 붙였다.

 

26일 정오를 기준으로 KBS 유튜브 채널 ‘my K’에 올라온 할아버지 영상 누적 조회수는 70만건을 넘겼으며, 댓글 1900여개가 달렸다. “나를 떠.떠.떠.떠.떠. 떠나. 버.버.버.버.버. 버려. 그 짧은 추억만을 남겨둔 채로 난~”이라는 할아버지 노래에 “박자를 탄 완벽한 인싸(인사이더 줄임말·아웃사이더의 반대 표현)”라고 한 누리꾼은 평가했다.

 

◆“이 나이에 스타가 됐네요”…손담비에 깜짝 콜라보 제안

 

같은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할아버지는 “이 나이에 조금 스타가 됐다”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니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방송에서 비친 미소가 경쾌했다는 진행자 말에는 “마음을 비우고 노래를 좋아하니(그렇게 나온 것 같다)…”라고 웃었다.

 

박진영의 ‘허니’도 잘 부른다고 말한 할아버지는 즉석에서 나온 ‘한 소절’ 부탁에 망설이지 않고 응해 ‘지병수식 해석’이라는 평가를 끌어냈다. 할아버지는 걸그룹 카라의 ‘미스터’와 티아라의 ‘러비더비’도 좋아한다고 덧붙여 청취자 웃음을 자아냈다.

 

서울 명동과 청담동에서 과거 옷을 팔았던 할아버지는 1998년 외환위기(IMF) 시절 아파트 하나를 날린 아픈 일화마저 웃으며 소개할 만큼 긍정적이었다. 할아버지는 지금 생각해도 ‘자기 돈’이 아니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방송 후 누나들이 전화로 “동네 아줌마들이 난리 났다”고 해 웃었다는 그는 진행자가 “춤이 고왔다”고 칭찬하자 “18년간 무용을 배운 덕분”이라고 수줍게 답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할아버지의 소원은 아프지 않는 것이라고. 

 

할아버지는 손담비나 카라와의 합동 무대가 어떻겠냐는 진행자 말에 “담비씨 노래 ‘미쳤어’를 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같이 듀엣으로 한번 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되물어 듣던 이를 폭소케 했다. 그러면서 할아버지는 손담비 뒤에서 춤을 추겠다고 각오까지 내비쳤다.

 

◆나이를 지워버린 ‘노래 실력’…“나도 즐겁게 살았으면”

 

뛰어난 노래 실력을 자랑해 나이를 지워버린 전국노래자랑 참가자는 이전에도 있었다.

 

충남 태안군 편(2014년 8월)에서 69세 할머니는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을 음절하나 놓치지 않고 불러 ‘할미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할미넴은 할머니와 미국 유명 래퍼 에미넴 이름의 합성어다. 유튜브에 올라온 할머니 영상은 “발음이 또박또박해 눈을 감고도 가사가 들렸다”는 평가와 함께 누적 조회수 240만건을 넘겼다.

 

누리꾼들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를 몸소 증명한 참가자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영상에서 이들은 “원곡보다 좋다” “나도 나이 들어서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무대에 오른 사람과 관객 모두 순수하게 즐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 등의 호평을 쏟았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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