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위가 물러나고 바깥 활동이 많아지고 있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은 물론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는 이들도 많아진다. 이때 개물림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특히 개물림 피해는 어린이가 많고, 사고가 발생하면 중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소방청이 집계한 최근 3년간 119구급대가 개 물림사고로 병원에 이송한 환자 현황을 보면 2016년 2111명, 2017년 2404명, 2018년 2368명이었다.
월별로 보면 3월이 되면서 증가하기 시작해 여름에 고점을 찍고 다시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1, 2월 800명 이하에서 3월 1048명, 4월 1180명, 5월 1398명으로 늘었고, 7월이 1450명으로 가장 많았다. 12월에는 902명으로 감소했다.
연령별 환자수는 50대가 1550명, 40대 1241명 순이었다. 10대 이하는 436명이었다.
어린이 피해자수 규모가 절대적으로 작지만, 빈도가 더 높고, 개에 물린 경우 성인보다 훨씬 위험하다.

연령별 개물림 사고 비율은 12세 이하 어린이 피해가 많았다. 1000명당 환자수는 7∼12세 아동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4∼6세 미취학아동 5.1명도 적지 않았다. 성인은 7.2명, 13∼18세 5.9명이었다.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박중완·김도균 교수팀이 2011∼2016년 개에 물린 사고로 전국 병원 응급실을 찾아 치료받은 9966명을 분석한 결과다. 관련 논문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발표됐다.
논문에 따르면 개물림 사고는 중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9966명 중 3.7%가 입원을 했으며, 전체 환자의 2.3%는 수술을 받는 등 4.9%가 중상 환자였다.
특히 유아의 수술률은 2.8%로 다른 연령보다 높았다. 개에 물린 신체 부위는 팔(33.3%), 머리·목(21.9%), 다리(15.7%), 여러 곳(3.2%), 몸통(0.9%) 순이었지만, 어린이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치명적인 머리와 목이 많은 탓이다. 미취학 아동은 실외(48.7%)에서, 낯선 사람 소유의 개(11.9%)에게 물리는 경우가 많았다.
사고 예방을 위해 어린이가 주인 허락없이 개를 만지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게 좋다. 개 주인은 개에게 목줄을 매고 입마개를 해야 한다.

만약 개가 공격을 할 때는 가방, 옷 등으로 신체접근을 최대한 막고, 넘어졌을 때는 몸을 웅크리고 손으로 귀와 목을 감싸 보호해야 한다. 개에 물렸을 때는 흐르는 물로 상처를 씻고, 출혈이 있는 경우 소독된 거즈로 압박하는 등 응급처치 중 의료기관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박중완 교수는 논문에서 “개에 물렸다면 작은 상처라고 해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가까운 병원이나 응급실을 찾아 상처에 대해 정확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국가 차원에서도 개 물림 사고에 대한 세밀한 분석결과를 기초로 예방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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