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또 한번 대대적 변신에 나선다. 경기 페이스를 올려 젊은 층을 경기장으로 끌어오기 위해 올해와 내년 등 2년에 걸쳐 규칙을 크게 바꾼다. 이중엔 ‘원포인트 릴리프’의 폐지 등 현대 야구의 흐름을 바꿀만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MLB 사무국은 선수노조와 합의한 규정 변경 내용을 15일 발표했다. 핵심은 경기시간 촉진으로 변경된 규정은 올해와 내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일단 올해는 경기의 자투리 시간을 줄이기 위한 소폭의 규칙 변경을 하기로 했다. 우선 MLB는 한 회가 끝난 뒤 양 팀이 공수를 교대하는 시간을 줄였다. 지역 방송사가 중계하는 경기는 2분 5초에서 2분으로, 전국으로 전파를 타는 경기는 2분 25초에서 2분으로 각각 단축된다. 여기에 2020년부터는 공수 교대 시간을 1분55초로 5초 더 줄일 권리까지 확보했다. 여기에 경기 중 투수코치 등이 마운드에 올라가는 횟수도 6회에서 5회로 줄었다.
2020년에 도입되는 내용은 경기와 좀 더 직결된다. 바로 현대 야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원포인트 릴리프’가 폐지된 것. 투수는 경기 중 다치지 않았다면 예외없이 최소 3명의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
대신 MLB는 팀들이 바뀐 규정에 쉽게 적응하도록 하기 위해 2020년부터 로스터 확대도 병행하기로 했다. 2020년 개막전부터 8월31일까지 각 팀의 로스터는 현재 25명에서 26명으로 1명 증원된다. 아울러 더블헤더 경기 때엔 26명에서 27명으로 또 늘어난다. 9월 이후 40인 확대 로스터 제도는 폐지되고, 각 구단은 9월 이후 정규리그 종료 때까지 로스터를 28명으로 운영한다. ‘꼼수’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많았던 10일짜리 부상자명단 제도는 폐지됐다. 부상자명단에 오르거나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선수는 최소 15일 후에야 메이저리에그 복귀할 수 있다.
최근 화제가 된 ‘투타 겸업’에 대한 규정도 손질했다. 야수들이 무분별하게 마운드에 오르는 것을 막고자 2020년부터 각 구단은 경기 전 해당 선수를 야수 또는 투수로 확실하게 지정해야 한다. 투타 겸업 선수로 지정되려면 당 해년도 또는 직전 시즌에 투수로 최소 20이닝을 던지거나 경기당 3타석 이상 들어서는 야수 또는 지명 타자로 20경기 이상을 출전해야 한다. 단 연장전을 치르거나 이기든 지든 6점 차로 벌어진 경기 상황에선 야수가 투수로 등판할 수 있다.
한편,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부터 트레이드 마감시한 규정과 올스타전 관련 규정도 일부 수정했다. 먼저, 7월말 ‘논 웨이버 트레이드’와 8월말 ‘웨이버 트레이드’로 이원화됐던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미국 현지시간 7월31일로 일원화했다.
올스타 선발엔 2단계 투표 방식이 도입된다. 포지션별로 각 구단에서 추천된 선수들을 대상으로 1차 팬 투표를 거친다. 이 투표에서 포지션별 최다 득표 1∼3위가 6월 말에서 7월 초까지 진행되는 2차 팬 투표에 진출하고, 여기에서 올스타가 최종 결정된다. 또 올스타전에서는 연장 10회부터 주자를 2루에 두고 공격하는 '승부치기'를 시행하기로 했다.
여기에 인기 콘텐츠로 떠오른 올스타전 홈런더비는 스타 선수들의 출전을 독려하기 위해 우승상금을 크게 늘렸다. 우승상금 100만 달러로 지난해 12만5000달러보다 8배나 올랐고, 총삼금도 지난해 52만5000달러에서 올해 250만달러로 5배 가까이 늘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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