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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사케의 神은 백제 출신 [명욱의 술 인문학]

입력 : 2019-03-08 19:21:59 수정 : 2019-03-12 16: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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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고대사를 보면 한반도에서 수많은 문물이 넘어간 것을 알 수 있다. 일본 역사서인 ‘고사기’와 ‘일본서기’에 그 내용들이 기술되어 있고, 다양한 유물과 유적에서 증거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백제는 한학, 불교, 천문, 지리, 의학, 음양, 공예, 건축까지 그 종적을 남겼다. 일본의 고대 문화이자 도시와 궁전 등이 세워진 아스카 문화를 이끌어 냈다. 그래서 아스카 지역에는 백제(百濟) 지명이 들어간 곳이 있다. 나라현의 고료초 구다라(廣陵町 百濟)와 시가현의 ‘히가시오미시 햐쿠사이지초(東近江市 百濟寺町) 등이 대표적이다. 심지어 이러한 ‘백제’가 들어간 지명은 1910년 한일 강제합병 전에는 더욱 많았다고 하니 백제의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다.

 

흥미롭게 백제는 술 빚는 방법도 전해줬다. 일본 최고 역사서인 고사기(古事記)에 따르면 응신천황이라는 일왕이 수수보리(須須保利)라는 백제인이 빚은 술을 마시고 이렇게 표현한다. “수수보리가 빚는 향기로운 술에 나는 취해 버렸네. 무사 평안한 술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술에 나는 취해 버렸네.” 여기서 향이 좋은 기분 좋은 술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수보리는 573년 교토의 사가 신사(佐牙神社)에서 일본 사케의 신으로 모셔진다. 

 

 

일본 중요문화재인 교토의 마쓰오타이샤(松尾大社). 술의 신이 된 한반도인 하타 씨족을 기리고 있다.

전통주 갤러리 제공

일본에서는 술과 관련된 또 하나의 신이 있다. 바로 ‘하타’(秦) 씨족이다. 역시 한반도 출신으로 백제 궁월군의 후손이라고 일본서기(日本書紀)는 설명한다. 일본 고대 역사의 기틀을 잡았다고도 할 만큼 족적이 뛰어나다. 이들을 기리는 신사인 마쓰오타이샤(松尾大社)는 일본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다. 매년 일본 사케 양조장 대표와 기술자는 이곳에 와서 이 가문을 기린다. 그것도 모자라 자신들의 양조장에 위패를 모시고, 술을 빚기 시작할 때 절을 한다. 하타 씨족의 출신에 관해 다양한 주장이 있다. ‘하타’라는 이름이 바다에서 왔다는 것과 울진 옛 지명인 ‘파단’(波旦)에서 왔다는 설이다. 또 ‘진’(秦)이라는 한자에서 유추해 진한(辰韓) 또는 신라 출신이라고도 한다.

 

백제는 일본에서 ‘구다라’(くだら)로 불린다. 구다라의 어원 중 유력한 것이 바로 ‘큰 나라’, ‘대국’을 일 컷는다고 학자들은 이야기한다. 일본어에서 촌스럽다, 세련되지 못하다, 흥미 없다는 표현을 ‘구다라 나이’(くだらない)라고 한다. 직역하면 ‘백제가 없다’는 뜻이고, 백제가 없다는 뜻은 ‘촌스럽다’를 의미한다.

 

이제는 우리 것을 우리 스스로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때가 왔다. 우리 것이 최고라서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 것으로 고부가가치 문화로 만들고, 그것을 전래해 준 우리는 그렇게 못했기 때문이다. 앞으로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러한 배경에 있다.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일본 릿쿄대학(立敎大學) 사회학과 졸업. 현재 SBS팟캐스트 ‘말술남녀’, KBS 1라디오 ‘김성완의 시사夜’의 ‘불금의 교양학’에 출연 중.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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