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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생전의 루크 페리. |
1990년대 미국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인 ‘베벌리 힐스의 아이들’에서 딜런 맥케이 역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배우 루크 페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52세.
4일 저녁(현지시간) CNN은 그의 홍보 담당관인 아놀드 로빈슨과 인터뷰를 통해 페리가 지난달 27일 뇌졸중으로 캘리포니아주 세인트 조셉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고 보도했다.
홍보 담당관은 성명을 내고 “페리는 자식들인 잭 페리와 소피 페리, 약혼자 웬디 메디슨 바우어, 전처인 레이첼 샤프, 친모인 앤 베넷과 계부인 스티브 베넷, 형제자매인 톰 페리와 에이미 코더 등 가깝게 지냈던 가족과 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지막을 맞이했다”며 “그의 가족은 그간 전세계에서 쏟아져 온 도움과 기도에 감사를 표했으나 수많은 애도를 표하고 있는 지금은 정중히 사생활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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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생전의 루크 페리. |
CNN은 페리가 살아온 길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미 오하이오주의 맨스필드시에서 태어난 그는 프레드릭타운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고교를 졸업하고 나서 연기를 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로 이사를 했는데, 연기자로 본격 나서기 전에 여러 잡다한 일을 했다.
페리는 드디어 TV 연속극 ‘러빙’(Loving)에서 네드 베이츠 역을 따낸 뒤는 뉴욕으로 이동했다. 2013년 유명 라디오 프로그램인 ‘스웨이 인 더 모닝’(Sway in the morning)에서 배역을 따내기에 앞서 오디션을 256번 치러야 했다.
CNN은 그가 수많은 탈락에도 자신감을 유지한 채 활동할 수 있는 비결도 전했다.
페리는 “나는 단지 ‘이봐, 너는 지금 어리석음이 가득한 방에서 나온 것뿐이야’라고 생각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을 뿐”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그는 러빙에 출연했을 당시 다른 연속극인 ‘어나더 월드’(Another World)에서 케니 역을 맡기도 했다.
페리를 유명하게 한 역할은 1990년 폭스채널에서 방영된 베벌리힐스의 아이들의 맥케이였다.
LA 베벌리힐스를 배경으로 고교생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이 드라마는 당시 엄청난 인기를 얻었는데, 동시에 아무 거리낌없이 성을 밝히는 청소년을 주제로 다뤘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는 90년대 미국의 인기 토크쇼인 ‘더 아르세니오 홀 쇼’(The Arsenio Hall Show)에 출연해 “당시 민감한 부분을 다룬 것 때문에 대중이 선호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드라마에서 제기한 부분을 아주 현명하게 다뤘으며 그 답을 찾고자 노력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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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6월 생전의 루크 페리 |
페리는 요절한 미국의 전설적인 배우 제임스 딘을 닮을 외모와 부유한 반항아인 맥케이 이미지로 당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페리의 사인회가 열렸던 플로리다의 한 매장은 2000명이 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로 1만명이 왔다고 보도했다. 당시 엄청난 혼란이 빚어졌고, 사인회에 참석했던 팬들 중 몇몇은 입원했고, 결국 매장은 강제 폐쇄됐다고 한다.
페리는 맥케이에서 벗어나려소 베어비힐스의 아이들 6번째 시즌 때 하차했다가 9번째 시즌에 복귀했다. 90년부터 10년간 시리즈로 방송된 이 드라마는 당시 한국에서도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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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8월 당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뱀파이어 해결사'에서 공동 주연을 맡은 크리스티 스완슨(왼쪽)과 함께한 루크 페리. |
그는 나중에 드라마로도 제작했던 ‘뱀파이어 해결사’을 비롯한 ‘제5원소’, ‘인크레더블 헐크’ 등 여러 영화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제5원소에서는 코르넬리우스 신부 밑에서 일하는 사제 빌리로 출연한 바 있다.
또한 2002년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록키 호러 픽쳐 쇼’에서 브래드 역을 맡으면서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했다.
페리는 아울러 지속적으로 TV 드라마 활동을 이어나갔는데 최근에는 미 만화를 원작으로 한 2017년 드라마 ‘리버데일’에서 주인공의 아버지인 프레드 앤드류스 역을 맡았다. 넷플릭스가 제작 중인 이 드라마의 시즌 3에도 출연 중이었다.
그는 코미디 영화 ‘틴 울프 투‘(Teen Wolf Too)에 나왔던 여배우 레이철 샤프와 1993년에 결혼하여 슬하에 2명의 자식을 뒀지만 10년 후 이혼을 했다.
CNN은 현지에서 오는 7월 개봉 예정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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