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외상외과 교수(사진)가 설 연휴 근무 중 돌연 사망한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빈소를 지난 7일 찾아 그의 순직을 애도했다.
윤 센터장의 사인이 과로사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이 교수 또한 36시간 연속 근무 등 과로에 시달리고 있어 건강이 염려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정작 이 교수는 "윤 센터장처럼 헌신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더 많이 나와야 한국 사회가 더욱 발전할 수 있다"는 소신을 펼쳐 보였다.
지난 7일 JTBC '뉴스룸’은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마련된 윤 센터장의 빈소를 찾은 이 교수와 현장 화상 인터뷰를 진행됐다.
손석희 앵커는 이 자리에서 "(윤 센터장은) 과로가 사망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응급의료 현장을 지키는 모두에게 윤 센터장의 비보가 남일 같지 않게 다가올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에 이 교수는 "윤 센터장은 15년 이상 응급의료 분야를 정착시키려고 무리를 많이 하셨다"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손 앵커는 "시청자분들의 질문이기도 하다"며 "(이 교수의) 건강은 괜찮으시냐"고 물었다.
이 교수는 "윤 선생님뿐만 아니라 그렇게 (현신적으로) 일하는 사람이 더 많이 나와야 한국 사회가 한발짝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윤 센터장의 헌신을 다시 기리며 자신의 과로 우려에 대한 답을 에둘러 피해갔다.
그는 오히려 "의료인뿐만 아니라 어느 조직에서든지 중간 관리자 이상급 되면 다 자기 조직에 대해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야 한다"라며 현업 관리자들의 책임 의식을 강조했다.

2017년 9월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이 교수의 왼쪽 눈은 거의 실명 상태다. 망막혈관 폐쇄와 파열에 따른 것인데, 이는 보통 80대 당뇨병 환자가 걸리는 병이다.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오른쪽 눈도 같은 병으로 실명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게 의료계 우려이다.
또 2014년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오른쪽 어깨가 부러졌고, 왼쪽 무릎은 헬기에서 뛰어내리다 꺾여 어깨와 다리도 성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그는 닥터헬기로 중증 외상환자를 수송해 수시간에 걸친 수술을 집도하기 때문에 수시로 헬기를 타고 사건 현장에 출동한다.
이 교수의 36시간 연속 근무 패턴 역시 복수의 언론 보도를 통해 세간에 널리 알려졌다.
한편 윤 센터장은 설 연휴 전 1주일가량 귀가하지 않고 전국 응급의료기관의 운영 현황과 비상 연락망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타깝게도 그는 지난 4일 오후 6시쯤 집무실에서 가족과 관계자들에 의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지난 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1차 부검에서는 ‘관상동맥 경화에 따른 급성 심장사’라는 소견이 나왔다.
윤 센터장의 빈소는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 305호에 마련됐다. 발인 및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9시 엄수된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JTBC'뉴스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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