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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지하 만인지상' 의 도전…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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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29 17:34:09 수정 : 2019-01-29 16: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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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의 첫 국무총리인 고건 전 총리는 2004년 3월부터 두 달간 대통령 권한대행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다. 권한대행 기간에 안정적으로 국정을 이끌며 유능한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한 고 전 총리는 그 여세를 몰아 유력한 대권 주자로 올라선다. 그는 차기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한동안 1위 자리도 유지했다. 당시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3강을 형성했다. 여권에서는 정동영, 김근태, 유시민 등을 가볍게 제치고 선두를 질주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그의 지지세력을 자칭하는 인사들이 신당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2007년 1월 16일 고 전 총리는 “대결적 정치구조 앞에서 저의 역량이 너무 부족함을 통감한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다. 2006년 말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저격’이 결정타가 됐다. 노 대통령은 “고건씨 총리 기용은 실패한 인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노 대통령의 공격에 고 전 총리는 “자기 부정”이라며 발끈했지만, 더 이상 버티지 못 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를 선언 후 기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는 총리를 지내고 대권을 노렸던 이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전직 총리들은 대선 경선 혹은 본선에서 번번히 고개를 마셨다. 이회창 전 총리는 대선만 삼수를 했지만 모두 낙선했고,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는 경선에서 미끄러졌다. 학자 출신인 정운찬 전 총리도 중도포기했다. 전문가들은 현실 정치 경험이 없는 관료·학자 출신 총리들의 경우 정치권 안착부터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권력 의지 부족과 현실 정당정치의 경험 부족이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온실 혹 화초처럼 지낸 까닭에 정치적 맷집도 약하다는 점도 빠지지 않는다.

최근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황교안 전 총리가 어제 당권 도전을 선언했다. 현재 보수 진영에서 대선 후보 지지율 선두인 황 전 총리의 시선은 차기 대선을 향하고 있다. 관료로서 순탄한 길을 걸어온 황 전 총리가 정글과도 같은 현실 정치의 살벌함을 이겨낼 수 있을까.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당 대표는 될 수 있어도 대권은 어렵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황 전 총리의 순항 여부는 한국당 당권·대권 레이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박창억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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