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목포 현장에서 해명 기자회견을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국회 속기록에 따르면 손 의원은 2017년 11월14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에서 전남 목포의 목조주택에 대한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손 의원의 조카와 지인 등 측근은 그해 3월부터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을 매입했다. 현재 고도(옛 도읍)가 어디에 있냐는 손 의원의 질문에 당시 박영근 문화재청장이 “경주, 부여, 공주, 익산”이라고 답하자, 손 의원은 “공주, 부여, 익산뿐 아니라 목포에도 지금 목조주택이 그대로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집을 뜯어서 원위치시켜 놓으면 놀라운 자원이 될 텐데 지금 (목포)시에서는 케이블카를 놓는다며 지붕만 오렌지색으로 칠하고 있다”며 “계획도 없고 아무 생각도 없다. 돈을 못 쓰고 있다. 예산 증액을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 측근이 해당 지역 내 건물을 대거 사들인 사실을 놓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일자, 손 의원은 지역을 보전하고 남편이 운영 중인 서울 나전칠기박물관을 목포로 옮겨오기 위해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법과 제도 개선 방식이 아닌 측근을 동원해 지역 보전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국회의원 고유의 의정활동을 통해 문화재 지정을 돕고 주민이 직접 나서도록 독려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국회의원으로서 이해관계 없이 압박만 하든가, 아니면 주변인들이 얽혀 있으니 침묵했으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혜원 의원이 설립한 한국나전칠기박물관. 21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박물관협회에 따르면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은 미등록 사설박물관으로 시설명에 '박물관'을 사용하지만 엄밀히 말해 박물관으로서 법적인 지위는 갖지 못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
손 의원은 자신과 인연 있는 장인들에 대해서도 피감기관에 수차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삼용, 추용호 장인은 손 의원의 디자이너 시절 함께 작업을 했다. 손 의원은 국회의원이 된 뒤 2016년 6월29일 교문위에서 “여기에 황삼용 작가의 세 작품을 출품했다. 그런데 우리나라 박물관들은 관심이 없다”며 박물관이 근대나 현대 작품을 적극적으로 사줄 것을 요구했다.
손 의원은 통영시가 150년 역사의 추용호 소반장(국가 중요무형문화재 99호)의 공방을 철거하고 도로를 내려 하자 국회에서 수차례 직접 횟수를 세가며 문화재청의 지원을 요청했다. 손 의원은 2017년 2월14일 교문위에서 “제가 국회의원이 된 후 일곱 번째 질의다. (추 장인의 공방을 철거하지 못하도록) 통영시 좀 압박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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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미·이귀전·최형창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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