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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설가' 홍준표와 '어용지식인' 유시민 정면승부 개봉박두…대권 전초전?

입력 : 2018-12-27 07:30:00 수정 : 2018-12-27 09: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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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홍카콜라' 끝내주겠다며 내년초 유투브 대전 가세 예고
지금 가장 핫한 미디어가 무엇인가를 알려면 정치권의 움직임을 보면 된다. 확성기를 들고 발로 뛰던 시대에서 SNS 홍보전을 거쳐 지금은 동영상 선전전이 한창이다. 그 중 최고의 플랫폼은 유튜브.

올해 12월 유튜브 깜짝스타는 독설가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다. 홍 전 대표는 유튜브 개설 9일만에 13만에 가까운 구독자를 확보, 기세가 등등하다. 여권, 진보계열로선 그의 입을 막아야 하지만 수단도 대항마도 마땅찮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때 구세주처럼 등장한 이가 바로 유시민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유 이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이른바 ‘말발, 글발’의 소유자로 그와 입씨름해 이길 장사는 없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靑· 민주당 합친것 보다 홍카콜라 구독자 많아

홍 전 대표는 지난 18일 "이 나라를 좌파와 주사파로부터 구하겠다"는 명분을 걸고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를 시작했다. 26일 오후 6시 현재 구독자수 12만 9500여명에 이른다.

이는 청와대 유튜브 구독자(11만3000여명),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구독자(9500여명)을 합친 것 보다 많다. 한국당 구독자(3만7000여명)의 3배를 뛰어 넘는다.

현역 정치인 중 랭킹 1, 2위인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의 '이언주 TV(6만6500여명)', 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박용진TV(5만3000여명)'를 압도하고 있다. 나름 열심인 바미당 하태경 의원의 '하태경TV(7000여명)'는 명함도 못 내민다.

홍 전 대표는 채널 이름과 선전이미지가 코카콜라를 연상시킨다며 저작권 시비가 일자 코카콜라 라이벌인 펩시콜라를 본 뜬 'TV홍시콜라'로 이름을 바꿔 버리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다.

홍 전 대표는 'TV홍카콜라'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이 체코에서 북측과 접촉했고, 아르헨티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위원장의 신변 보장을 약속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노무현 정권 시절에 자살한 분들이 많았고 결국 본인도 자살했다, 이명박 정권 시절 자살한 분은 노무현 대통령 한 분뿐이지만 1년6개월 겨우 지난 이 정권 들어선 자살한 사람이 4명이나 된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자살자, 자결자가 나올지 걱정된다"고 흥분했다.

25일엔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SBS 드라마 '모래시계' 소재를 제공하고 이야기를 꾸미는데 도움을 줬다며 사실상 자신을 모델로 '모래시계' 드라마를 만들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느닷없이 지난 대선 때 작가가 나서 '그 드라마는 홍준표가 주인공이 아니다'라고 했을 때 깜짝 놀랐다"며 "정치판에 들어와 줄곧 배신만 당해봤지 남을 배신해본 일이 없다"는 말로 작가가 자신을 배신(?)한 것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현재까지 유튜브가 언론으로 취급되지 않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언론중재 대상이 아닌 점을 이용해 자기의 주장을 시원(?)하게 펼치고 있다. 또 팩트 시비가 걸릴 만한 소재엔 "∼라고 생각한다", "∼인 것 같다"는 멘트를 날려 피해가고 있다.

◆속앓이하는 여권을 보다 못한 유시민, 洪 잡으려 다시한번 '어용지식인'

청와대가 아예 홍 전 대표를 외면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은 물론이고 한국당 일부도 홍카콜라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다. 여당은 '~카더라'식 주장에 발끈하고 있지만 매번 대응하기도, 안하기도 뭐해 엉거주춤하고 있다. 홍 전 대표와 껄끄러운 관계인 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홍 전 대표가 홍카콜라를 무기로 당을 장악하는 최악의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가짜뉴스, 막말행진을 멈춰라'고 홍 전 대표를 공격할 수록 'TV홍카콜라' 선전만 해주는 양상이다.

이에 유시민 이사장이 지난 22일" 반지성주의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혹세무민하는 보도가 넘쳐나고 있어 일주일에 한 번은 정리를 해줘야 하지 않겠나 한다"며 내년초부터 팟캐스트, 즉 유튜브 대전 참여를 선언했다.

유 이사장은 팟캐스트(인터넷을 통해 오디오, 비디오 파일 제공) 개설 취지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을 근거 없이 비방해도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고 우리가 성명을 낸다고 해도 그대로 전달되지 않아 스스로 얘기할 수 있는 매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말로, 고 노 전 대통령을 공격한 측이 우선 목표임을 분명히 했다. 타깃 이름을 말하지 않았지만 홍 전 대표임은 너무나 분명해 보인다.

유 이사장은 "제가 시사 프로그램에서 어용지식인을 하다가 요새는 다 하차하고 은퇴했는데, 팟캐스트에서 다시 해야 할 것 같다"며 "요새는 유튜브가 대세라고 하던데, 다 한번 정복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농반진반이지만, ‘TV홍카콜라’ 잡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읽힌다.

유 이사장은 서울대 재학시절 옥중에서 쓴 '항소이유서'로 필명을 떨쳤고, 최근에는 '알쓸신잡' '썰전' 등의 TV 프로그램을 통해 까칠하고 ‘싸가지 없는’ 지식인에서 만물박사지만 편안한 옆집 아저씨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을 이끌어 냈다.

◆'홍카콜라'와 '어용지식인' 대결에 주목하는 이유는 차기 대권

홍 전 대표나 유 이사장은 단 한번도 '차기 대권'을 입에 올린 적 없다. 하지만 차기 대권 후보로 이들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 이사장의 경우 지난 10월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범여권 차기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12.7%)-박원순(11.5%)에 이어 3위(11.1%· 1000명 응답,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까지 올랐다. 이후 본인의 요청으로 여론조사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잠재력만큼은 ‘갑’이다.

홍 전 대표는 같은 조사에서 2.6%로 야권 정치인 중 6위에 머물렀지만 26일 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의 12월4주차(24~25일)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 조사(1071명 응답,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 한국리서치, 알앤써치 조사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선 야권 정치인 중 황교안(14.7%)-오세훈(7.5%)-유승민(7.1%)에 이어 6.5%로 4위까지 점프했다. 비록 조사 기관이 다르지만 두달만에 지지율을 2.5배 가까이 불렸다.

"현실정치 복귀"를 밝히고 논쟁거리를 만들고 있는 홍 전 대표와 달리 유 이사장은 "정계 복귀 안한다"며 선을 그었지만 이를 끝까지 지킬지 의심하는 사람이 많다.

정두언 전 새누리당 의원은 25일 SBS라디오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대권 앞에서는 장사가 없다"며 "본인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데도 대선에 안 나오겠다는 사람은 없다"고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는 등판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 유시민 "홍은 보수품격 안맞아”...홍준표는 친노 친문 정조준할 듯

유 이사장이 팟캐스트를 통해 홍 전 대표를 어떻게 저격할 지 궁금증이 일고 있는 가운데 ' 팩트체크'에 주력하면서 "홍 전 대표가 보수 품격에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종전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유시민이 이사장이 2017년 3월 썰전에서 "홍준표 대표는 보수의 품격에 맞지 않는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유 이사장은 2017년 3월 JTBC 썰전에서 "보수층은 반듯하고 전통적인 규범에 맞는 사람을 좋아한다"며 "그런데 홍준표는 전혀 그런 캐릭터가 아니다"고 평가절하 했다. 이밖에 유 이사장은 "선택적 기억상실한 후안무치", "홍 대표 연임 움직임은 (민주당과 여권에겐) 반가운 일”이라며 홍 전 대표를 몰아 세운 전력이 있다.

반면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이 공격해 올 경우 지금까지 행보처럼 주사파, 좌파, 친노, 친문을 공격 타깃으로 삼아 청와대 등 범 여권 전체에게 독설을 퍼붓는 것으로 존재감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jtbc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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